노동과 의문
베르톨트브레히트_어느 노동자의 의문
성문이 일곱 개인 테베를 누가 건설 했던가?
책에는 왕들의 이름만 적혀 있다.
왕들이 바윗덩어리들을 끌고 왔을까?
그리고 몇 차례나 파괴된 바빌론
누가 그토록 여러 번
그 도시를 일으켜 세웠던가?
건축 노동자들은 황금빛 찬란한 도시
리마의 어떤 집에서 살았던가?
만리장성이 완공된 날 밤
벽돌공들은 어디로 갔던가?
위대한 로마에는 개선문이 많기도 하다.
누가 그것들을 세웠던가?
케사르같은 황제들은
누구를 정복하고 개선했던가?
흔히도 노래되는 비쟌틴에는
비쟌틴 주민들을 위한 궁전들만 있었던가?
전설적인 아틀란티스에서도
바다가 그 땅을 삼켜 버린 날 밤에
물에 빠져 죽어가는 자들이
그들의 노예를 찾으며 울부 짖었다.
젊은 알렉산더는 인도를 정복했다.
그 혼자서 해냈던가?
케사르는 갈리아를 쳐부셨다.
적어도 취사병 한 명쯤은 데려가지 않았을까?
스페인의 필립페 왕은 자신의 함대가 침몰 당하자 울었다.
그 말고는 아무도 울지 않았던가?
프리드리히 2세는 7년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 말고 또 누가 승리했던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승리가 하나씩 나온다.
승리의 향연을 위해 누가 요리했던가?
십 년마다 한 명씩 위인이 나온다.
그 비용은 누가 지불했던가?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
그렇게 많은 의문들.
베르톨트 브레히트_어느 노동자의 의문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노동 위에 서 있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이들을 위해서 노동을 하고 있다
사회가 만들어지고 국가가 태동하는 순간
우리의 노동은 항상 기초를 다지고 다져왔다
그러나 노동은 기초를 만드는 까닭에
항상 아래로 내려가서 묻혀버렸다
인간이 자연과 만나는 가장 첫 만남
노동이 노동과 연결되어서
집을 만들고 마굿간을 짓고
도시를 건축하며 국가을 완성했다
노동이 천시되는 사회는
시간이 비틀어진 곳이다
시간위의 존재인 인간은 항상
시간에 의미에 따라서 증명되었다
자본이 시간을 소유한 순간
자본의 소유가 인간을 규정했다
시간이 자본에서 자유로웠던 시대
노동하는 인간은 최고의 가치를 가졌다
시간 속에서 노동하는 신성한 인간은
자신의 노동과 비례한 땀의 역사 속에서
자신의 존재와 가족의 안전
사회 안에서의 자기 자리를 잡았었다
노동이 사라져버린 시대
땀흘림을 숨겨 버린 정신
어느 노동자의 의문은
끊이지가 않고 지금까지 전해진다
부모님으로 부터 지금도 전해듣는
노동의 가치는 고귀하다
자신이 정한 규칙과 시간에
최선을 다한 노동의 결과는
문명의 한켠을 이루고
인간 존재의 기본을 지탱했다
인간이 노동에서 멀어지는 순간
시간 위의 인간을 보지 못하고
자기가 누구인지도
잊어버린다
노동 안에서 놀이하는
인간이 태어나듯이
오늘의 의문에서
생각하는 사피엔스는 태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