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따뜻한 미래를 기다리며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詩)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1935년 일제강점이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한 시절
제국주의가 마치 자신들에 의해서
개발된것처럼 느껴지던 시대에
빛과 시간이 만난 자연 속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시인.
다가오는 봄의 소식에 두근거리면서도
봄을 봄으로 맞이하지 못하는 이들을
마음 속에 떠올리면서
아 함께 누리고 싶다는 마음.
세계의 비참과 인간의 고통
그 가운데 서 있는.
우리의 차가운 돌담같은 마음에
속삭이듯 다가오는 햇발같이
나도 오늘 그렇게 다가야지
세상이 1935년 같을 지라도
따뜻한 미래를 기대해야지
그 시간을 준비해야지
어차피 오게될 오래된
따뜻한 미래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