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프레베르_절망이 벤치위에 앉아있다
광장의 벤치 위에
어떤 사람이 앉아
사람이 지나가면 부른다
그는 외알안경에 낡은 회색옷
엽궐련을 피우며 앉아 있다
그를 보면 안 된다
그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그가 보이지도 않는 양 그냥 지나쳐야 한다
그가 보이거든 그의 말이 들리거든
걸음을 재촉하여 지나쳐야 한다
혹 그가 신호라도 한다면
당신은 그의 곁에 가 앉을 수밖에
그러면 그는 당신을 보고 미소 짓고
당신은 참혹한 고통을 받고
그 사람은 계속 웃기만 하고
당신도 똑같이 웃게 되고
웃을수록 당신의 고통은
더욱 참혹하고
고통이 더할수록
더욱 어쩔 수 없이 웃게 되고
당신은 거기
벤치 위에
미소 지으며
꼼짝 못하고 앉는다
곁에는 아이들이 놀고
행인들 조용히 지나가고
새들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가고
당신은 벤치 위에
가만히 앉아 있다
당신은 안다 당신은 안다
이제 다시는 이 아이들처럼 놀 수 없음을
이제 다시는 조용히
이 행인들처럼 지나갈 수 없음을 당신은 안다
이 새들처럼
이 나무에서 다른 나무로
날아갈 수 없음을
당신은 안다.
절망이 벤치 위에 앉아있다_자크프레베르
절망이 앉아있는 벤치 위
심지어 새들도 앉지 않는다
인간은 수 많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폐쇄된 가능성 때문에 절망에 빠진다
끝없는 절망의 나락에서
흩어져 버린 자유의지는 돌아오지 않는 노마드다
절망이 부르면 절대
응답하지 말아야한다
차라리 나는 실존을 선택하겠다
이전에는 그게 긍정성을 선택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서야 실존이라는 건
긍정과 부정이 함께 존재하는 그 자체라는 걸
그래서 더더욱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되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볼려고.
그런의미에서 절망은 부정성과 다르고
희망과는 완전 대척점이 있다
부정의 변증법이 오히려 희망을 찾는
지름길일지 모르니.
긍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절망인건 아니다
절망이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하고서는
젊은이들의 소리를 듣는다
[8회] 배연서 - 이로한(Feat.ELO, Jessi)(Prod.Padi)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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