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당신의 그늘이 되고 싶어요
당신은 그랬어요
왜 이렇게 잘해주냐고
내가 당신에게 해준 것도
없는데 왜 나에게 이렇게
당신의 존재를 던지느냐고요
나는 다만
당신에게
조그만 그늘이
되고 싶었을 뿐이에요
당신이 걸어가는
무더운 고통의 길 가운데
시원한 자유의
바람이 불어오는
조그만 느티나무
그늘말이죠
인생의 허리에
자신의 발걸음에 지쳐
하늘을 한번 쳐다볼 때
쏟아지는 햇볕 한가닥
가려줄 수 있는
조금 지친 걸음
잠시 쉬어
영혼에게
차 한잔 하라고
손짓할 수 있는
여유로운 아름드리
그늘이요
언제가
서로의 그늘이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시원케 해줄
조그만 손바닥같은
존재가 되어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