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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앙마 Jan 23. 2024

오늘 답답한 일

한 달 쓰기 챌린지 스물 여섯째 날(2024.01.15의 기록)

#사십춘기, 나를 찾는 매일 글쓰기

#한 달 쓰기 챌린지 

#오늘 답답한 일 


 피곤하다. 

 혓바늘이 돋고 눈은 충혈됐다. 거울 속의 초췌한 내 모습엔 못생김이 배가 됐다. 슬금슬금 늘기 시작한 뱃살과 엉덩이, 그리고 얼굴살은 또 어떤가? 


 사실 잘 모르고 지냈었는데;; 얼마 전 단체 사진 속 후덕한 내 모습을 보고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예약만 하고 운동을 가지 않은지 벌써 몇 주째가 되었고, 밤이면 부엌에서 이거 저거 찾아먹는 걸 멈추지 않는 걸 보면 도대체가 살을 뺄 의지가 안 보인다. 


 둘째를 낳은 후 1년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했을 땐, 나름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아가씨적 몸무게로 돌아갔었다. 

 

 그때 배구 시합 때문에 우리 학교에 방문했던 다른 학교 총각선생님이  우리 학교 체육부장님께 자기 학교 부장님을 통해 관심을 표했던 일이 있었다. 

 우리 체육부장님이 "애가 둘입니다!"하고 대차게 끊어버렸다고 얘기해 주셨다. 그 총각 선생님이 잘 생기거나 호감형은 아니었지만, 물론 만약 그랬더라도 별 상관은 없었지만 아가씨 선생님들만 4~5명은 되던 상황에서 처녀로 오해받은 게 사실 기뻤다. 


 그땐 오랜 휴직(첫째 휴직포함)을 마친 후라 그저 애엄마가 아니라 선생님으로 출근하는 것 자체도 신나고 아가씨적 몸매로 돌아가니 예쁜 옷 마음껏 입을 수 있는 것도 신났다.

 

 매일 원피스를 입었는데 그 원피스가 주로 기상캐스터들 협찬을 들어가던 것이어서 한 번은 워크숍을 가서 식사 중이었는데 동학년 선생님이 티브이 뉴스에 나온 기상캐스터의 옷을 보고 내 옷 나왔다고 신기해하시기도 했다. 

 

 정말 그땐 그렇게 예쁘고 날씬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낙으로 살았다. 그런데 점점 살이 찌기 시작하더니 이제 그때보다 거의 10킬로 넘게 살이 쪄버렸다. 


 전에는 살짝만 옷이 끼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고 불편해 어쩔 줄 몰랐는데. 언제부턴가 고무줄 바지의 편안함에 빠져들더니 옷 사이즈가 계속 늘었다. 그럼에도 운동하지 않는, 오늘 운동도 예약만 해두고 춥다 피곤하다 이유를 붙여서 가지 않은 내가 참 답답하다. 어떠한 노력도 안 하면서 여전히 예전처럼 날씬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내가 참 어리석게 느껴진다. 


#다시 뺄 수 있을까?

#나이 들어 살이 너무 없어도 없어 보이지 않을까?

#여전히 쓸데없는 생각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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