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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MINO Jun 22. 2023

모든 건 단계를 밟고,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꿈꾸는 삶을 살기로 했다>


'저건 저 사람이니까 가능한거지. 보통 다 저렇게 못하지'

'에이, 저 사람이 저렇게 얘기하는 건 다 저렇게 잘 됐으니까 저렇게 얘기하는거지'

'저 사람은 이미 집이 좀 잘 살았네. 저 정도 살면 나도 하겠다'


돌이켜보면 나는 무의식 중에 결과물에만 치중하는 삶을 살았다. 이미 자신만의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을 보며 위의 얘기들을 속으로 생각했고, 과정은 모르겠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혹은 내가 원하는 무언가가 그냥 뚝딱하고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보니 조금하고 말기를 반복했고, 결과물은 커녕 습작 정도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 뿐이랴, 여러 채널들을 통해서 접하게되는 성공한 사람들 혹은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과정과 그 간의 고통과 고생보다는 이미 그렇게 된 그들의 모습에 초점이 늘 맞춰져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다시 도전하지만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 결과물에 다시 포기하기를 반복하고는 했다.


그렇게 과정보다는 당장의 화려한 결과물에만 집착하던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던 일화를 소개한다. 아주 사소한 대화였고, 직장인들의 일상적인 대화였지만 그 속에서 나는 꽤나 큰 반성(?)을 했다.



몇 일 전이었다. 요즘 나에게 참 많은 영감과 깨달음을 주고 있는 회사 동료와 여느 떄와 같이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제는 '부동산'이었는데 나와 같은 33살인 그는 남들은 1번 되기도 어렵다는 청약을 벌써 5번 정도 당첨되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땅도 주기적으로 사 모으기 시작해서 제주도에 땅도 꽤나 모아둔 듯 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나는 그의 '결과'에만 관심을 가졌다. 어떻게 그렇게 당첨이 잘 될 수 있냐며, 그럼 지금 꽤나 돈을 벌었겠다며 감탄했다. 무슨 비법이 있는거냐며 묻는 나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청약이라는 열풍이 불기 전인 20대 초반부터 청약을 했다고 했다. (난 그때 놀러다니기 바빴는데 말이다.) 남들이 하기 전에 하나씩 부딪혀 가면서 조금씩 부동산에 대한 지식과 보는 눈을 길렀고 5번이라는 결과가 있기까지 꽤나 많은 시도를 했었다고 했다. 그 뿐이랴 제주도에 실제 땅을 사기까지 무작정 공인중개사를 찾아 좋은 땅이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했고, 남들은 놀러 제주도에 갈 때 그는 중개사에게 추천받은 땅을 보러 주말을 이용해 제주도에 당일로 왔다갔다 자주 했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20대의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보고, 지식을 쌓고 하다보니 조금씩 보는 눈이 생기게 되고 기회가 왔을 도전해서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그런 뒤의 노력들이나 도전과 실패보다는 지금 당장의 '청약 5번' , '제주도에 땅 있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하고, 그저 운이 좋아 잘 된 것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다고 그는 덧붙였다. 



화려한 결과가 모든 것을 보여주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있다. 하지만 그만큼 실망과 허탈함도 큰 세상이다. 사진 속에 나온 멋진 곳에 갔다가 막상 그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실망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열과 성을 다한 고생의 스토리보다는 단편적인 결과에만 집중하고는 한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 스토리에 항상 그들의 노력과 과정보다는 그들의 배경이나 당장의 보이는 결과로만 그들의 모든 걸 판단하기도 한다.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들은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었다. 그의 집안이 이미 어느 정도의 기반을 가지고 있는 집인걸 알고 있었고, 그랬기에 그가 그렇게 쉽게 도전할 수 있었을 거라고 지레 짐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정 수준 집에서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처음 시작을 하기 위한 1번이었고 그 이 후부터는 실패하더라도 집에 손을 벌리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다. 그 처음만 있으면 나도 시작할 수 있다고.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을거라고. 과연 그럴까? 적어도 나는 아닌 것 같다. 이제껏의 나라면 나는 돈이 있었어도 그렇게 꾸준하게 도전하고 실패하고, 실패를 발판 삼아 다시 도전해서 성공하는 삶을 살지 못했을 것 같다.


"작은 눈덩이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비로소 눈사람을 멋지게 만들 수 있다"


처음 시작은 누구나 어렵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찾아 시작하고 무엇보다 '꾸준히' 지속하는 것.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하나씩 쌓아가는 것. 그것이 어쩌면 나와 당신이 지금 처한 상황과 배경보다 더 중요한 것일테다. 그러니 지금까지 해오던 것들이 더디게 자라는 것 같더라도, 조금 더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나는 작은 눈덩이를 우선 만들어 가보기로 했다. 눈사람을 한 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처음 작은 눈뭉치를 만들어 눈밭에 이리저리 굴리면 생각보다 처음에는 그리 빨리 커지지 않는 것 같다가도 일정 수준이 지나면 조금만 굴려도 달라붙는 눈의 양이 많아 금세 커진다는 것을 말이다. 


장갑만 있었으면 나도 더 큰 걸 만들었지! 라는 핑계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걸 창의적으로 활용하며 꾸준히 지속해 나아가보자. 그렇게 눈덩이를 조금씩 키워가면 혹시 아는가? 누군가가 당신에게 장갑을 건네고, 누군가는 함께 더 크게 해보자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말이다. 우선 꾸준히 가는거다. 당장은 더디더라도 당신의 눈뭉치는 곧 눈덩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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