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2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던 말들이 생각해보면 '성실해야 한다' ,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와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그 중에 지금도 스스로 되뇌이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꾸준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 꾸준함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꾸준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하는 어떤 행동, 취미지만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연습 등. 어떤 것이든 늘 같은 모습으로 요령 피우지 않고, 지속해 나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꾸준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꾸준함이라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곱씹을수록 꾸준함을 통해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누군가로부터 '꾸준함'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때, 그들은 보통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한 사람 혹은 나의 롤모델과 같은 이들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일단, 꾸준하게 해야해."
"매일매일 꾸준하게 조금씩이라도 해야해"
이 뒤에 오는 말은 무엇일까요? 대게의 경우 이런 말이 따라 붙을 겁니다. "그래야 너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 "그래야 지금보다 성장할 수 있어" 와 같은 그 꾸준함이라는 행동의 끝에 얻을 수 있는 혹은 기대하는 결과값일 것입니다. 꾸준하게만 지속한다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전부 원하는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말이 따라 붙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꾸준하게 연습을 한 운동선수도 정작 대회에 출전해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는 경우도 있고,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 수험생도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시험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꾸준함이 모든 것들을 상쇄시킬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은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리도 우리는 꾸준함을 강조하고 또 강조할까요?
저는 살면서 꾸준하게 한 것이라고 한다면 15년 째 '헬스장'에 가는 것을 꾸준하게 해왔습니다. 물론 컨디션이 안 좋거나 부득이한 경우라면 못 가기도 했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1주일에 많게는 7일 적게는 3일, 헬스장으로 향해 1시간씩 운동을 합니다. 엄청난 근육질의 몸매는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니 마른 체형에 근육이 조금 붙어 왜소해 보이지는 않는 체격이 됐죠.
15년이라는 시간동안 하나의 행동을 꾸준히 하다보니 다른 운동을 배우더라도 크게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없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자신감이 자연스레 생깁니다. 물론 막상 새로운 운동을 배우면 허우적거리고, 버벅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내가 끝까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이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걸까요? 사실 웨이트트레이닝이라는 운동을 해오면서 쌓은 저만의 공식같은게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의 운동을 어떻게든 더 잘해보기 위해 유투브를 보며 따라하기도 하고, 잘하는 친구와 같이 운동도 해보고, 제 멋대로 변형도 해보고 그러다 다치기도 하면서 배운 남들은 알 수 없는 제 공식이 생겼기 때문인 것이죠.
새로운 운동을 배운다고 해도 초반의 어려움과 과정에서 오는 막막함도 있겠지만 꾸준함을 통해 쌓은 저만의 공식이 있으니 그 두려움이 조금 덜한 것입니다. 그것들이 단순히 운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도 대입할 수 있는 공식을 찾은 느낌입니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이유도 어쩌면 단순히 대학을 가고 회사를 들어가야 한다는 '결과론적' 목적 뿐만은 아닌 듯 합니다. 그 시절에 학원도 다니고, 자습도 하고 하면서 자신만의 학습법이 생기는 시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방식이 성인이 되어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자신만의 풀이 공식을 대입해서 풀어가는 방식을 얻게 되는 것이기에 어린 시절 그리고 공부를 하라고 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가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어쩌면 '보장된 성공 방정식'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운도 필요하고, 시기도 맞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꾸준해야 한다"라는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무엇하나를 꾸준하게만 하면 다 될 것이라는 생각은 내려 놓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 목표에 달성하는게 예상보다 오래 걸릴지도 모르고 목적지에 도착을 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얻는게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행위를 꾸준하게 이어나가는 행동을 통해 우리는 각자 스스로의 '공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에 대해 내 방식대로 풀이하고 해결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는 '방정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더불어 다양한 것들에 있어 '꾸준함'을 유지할 수록 우리는 더욱 다양한 '나만의 삶의 방정식'을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꾸준함을 통해 어떤 공식을 얻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