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분기점마다 자연스럽게 주변의 사람이 바뀌게 된다

개똥철학 1

by CCAMINO

개인적으로 기안84를 좋아하고 응원합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도 그의 부분만 따로 챙겨볼 정도로 말이죠. 사실, 처음엔 '괴짜다.'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기안84의 러닝과 관련된 영상들을 보면서 오히려 이상한게 아니라, 자신만의 이유와 리듬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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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의 청주 마라톤은 여러모로 화제가 됐었는데요. 누군가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일단 저질러보는 그 배짱에 감탄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안84의 몸 상태가 마라톤 완주를 해낼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그는 일단 저지르고 봤죠. 저 역시도 그 점이 처음에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반대로 저는 늘 '준비가 완벽히 되어야지만' 하는 스타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같은 영상을 몇 번이고 봤습니다.


그런데 기안84의 마라톤 완주에는 그의 끈기와 집념같은 개인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있었기에 기안84의 첫 마라톤이 찬란하게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기안84의 마라톤의 시작으로 돌아가볼까요? 물론 기안84의 첫 시작은 작업실에서 홀로 앉아 낄낄거리며 마라톤을 신청한 것이 시작입니다. 일단 저지르고 본 것이죠.


대회 당일, 기안84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러닝 동호회로 그를 이끌어 준 지인과 함께였습니다. 출발점에 선 두 사람은 훈련해왔던대로 함께 호흡을 맞추며 러닝을 시작합니다. 레이스의 중반까지 그들은 함께합니다. 그리고 20km에 이를 때쯤 함께 달리던 지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릎 통증이 재발해 기안84를 먼저 보내고 재정비를 한 후, 혼자만의 레이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image.png 사진 출처 | MBC


러닝메이트였던 지인이 사라진 자리. 외로이 달리고 있는 기안84의 옆에는 어느 덧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홀로 달리다가 쓰러지자 그의 다리를 풀어주겠다며 다른 러너들이 가던 길을 멈춰섰고, 그의 옆을 지나가는 다른 러너들은 힘겹게 달리고 있는 그에게 '기안84 화이팅!'이라며 자신들의 에너지를 조금이나마 그에게 건넵니다.


그리고 대회의 후반부에 접어들어갈 무렵. 기안84의 앞과 뒤를 오고가며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한 눈에 봐도 러닝을 잘하실 것 같은 2명의 러너가 그를 격려하고 북돋으며 그를 끌어가고 있었습니다. 기안84가 멈춰서면 그들도 멈춰섰고, 퍼지면 안된다며, 거의 다 왔다며, 끝까지 가봐야하지 않겠냐며 한계에 다다른 것 같은 기안84에게 손을 내밉니다.


image.png 사진 출처 | MBC


몸은 이미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걷고 있는 것인지 뛰고 있는건지도 모를 정도로 몸의 감각이 사라져 갈 때마다 앞서 가던 두 사람은 그에게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라며 끝까지 그의 곁에서 힘이 되어줍니다. 그렇게 조금은 더딜지 모르지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던 기안84의 여정 앞에 드디어 결승선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들이 조금씩 보여옵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결승선 근처의 축제의 소리. 기안84는 결승선에서 마라토너들을 응원하는 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신의 인생 첫 마라톤의 끝으로 달려갑니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모두가 그에게 고생했다며 격려를 보내고, 꽃을 건넬 때에도 함께 뛰어준 두 명의 마라토너는 묵묵히 뒤를 지켜줍니다. 결승선을 지나고 난 뒤에도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켜준 이들 덕분에 기안84의 첫 번째 마라톤은 명장면을 남기고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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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의 청주 마라톤 편을 보며, 사람에게는 삶의 시점마다 자신을 돕는 주변 사람들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삶의 어느 시점마다 내 주변의 사람들과 멀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처음을 같이했던 이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모두가 살아가는 삶의 리듬과 속도가 다르니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가며 멀어지기도 가까워지기도 하는 것이겠죠.


우리는 마라톤과 같은 삶의 과정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자신들의 레이스를 펼치면서도 그저 지나치지치 않고 '화이팅'이라며 에너지를 조금이나마 나눠주는 이. 그리고 나도 모르는 새 나타나 '포기만 하지 말라!'라며 외쳐주며 나와 함께 발 맞춰 걷고 뛰어가는 주는 이들. 그들과 에너지를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삶의 마라톤을 이어가는 것 같습니다.


삶의 귀인이 찾아온다는 건 어쩌면 그리 거창한게 아닌 듯 합니다. 나의 삶의 분기점마다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 묵묵히 나의 발걸음에 맞춰 기꺼이 함께 걷고 뛰어주는 사람. 그들이 진정한 나의 삶의 귀인일 것입니다.



여러분에겐 삶의 분기점에서 만난 사람이 있으신가요? 나의 삶의 마라톤에 기꺼이 함께 해준 사람에 대해 댓글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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