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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Jul 12. 2018

나의 그리움이 너를 부를때

가끔은 너를 생각한다.

저무는 하루를 바라보며

벤치에서 노을을 떠올리던 널


너는 추위가 싫다고 했다.

다리를 몸서리칠만큼 차가웁게 만들고,

헐거운 나뭇가지 같은 자연의 민낯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널 꼭 안아주며

‘내가 언제나 같이 있을게’ 하고

산새들처럼 속삭여줬다.


네 인생맛집인 떡볶이전문점에서

매운 떡볶이를 먹은 적 있다.


매운 까닭에 입 안에 화재가 났지만,

비 같은 땀을 흘리며 꾹 참았다.

그땐 눈물 몇 방울 닦아내며 참을 수 있었다.


너를 생각한다.

지금은 곁에 없는 너를 떠올린다.

눈을 뜨면 네 빈자리가 가장 먼저 보인다.

그깟 슬픔, 참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허나, 하루 열 두번, 무너지는 마음을 견뎌내고 나서야 잠이 든다.


텅빈 조명,

광대한 하늘,

유난히 넓은 부엌,

현관에 불이 켜진다.


밝은 그곳에

시선이 머문 자리,


그 끝엔

주인 잃은 신발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불공평한 인생은 때론 잔인하다.

가끔은 너를 생각한다.

어쩌면 매일 생각한다.


나의 그리움이 너를 부를 때,


신이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한 번

단 한 번


네 손을 잡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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