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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Jun 17. 2020

전기감전을 조심해야 할 이유

오늘도 죽을 뻔 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다.

  오래 살지 않았지만 드는 생각이다. 나름대로 여러 번 고비를 넘긴다. 군대 있을 적,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한다고 후임 한 명과 같이 트리를 설치했다. 트리가 먼지가 많아서 생각없이 물로 세척했다. 


  세척 후에 반짝이는 미니 전등을 설치하고 플러그에 콘센트를 끼워넣는 순간, '반짝'하는 소리와 함께 감전이 됐다. 다행히 몸에 전류가 흐르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전등 스위치가 먹통이 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보다는 왜 트리 미니 전등을 부숴놓았냐는 행정보급관의 잔소리가 더 듣기 싫었다. 어쨌든 위험한 상황을 넘겼다.



옛 목표는 '결혼까지는..', 지금 목표는 '딸 아이 결혼할 때까지는..'

  하나님께서 나를 데려가신다면 완곡히 거절하겠다. 애원하겠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실 수는 없는지요. 그래도 데려가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예전에는 '결혼은 해야지!' 싶었다. 죽기 전에 결혼은 해보고 죽어야지. 


  그런데 지금은 목표가 바뀌었다. 우리 딸이 결혼할 때까지는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딸 아이가 결혼하고 나서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지만.



처갓집에 전등을 설치하러 갔다가

  오늘 처갓집에 전등을 설치하러 갔다. 의기양양한 것이 우리 집 아파트 콘센트 및 전등 작업을 나와 아내가 했다. 전부 다 했다. 장인어른께서 보조를 해주시고 거실 전등을 설치하는데, 전선의 위치를 사진으로 찍어두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최종 전등을 설치 후 불을 켰는데 한 쪽만 나오고 한 쪽은 나오질 않는 것이다.


  아! 이럴수가. 장모님께서는 내일 사람을 부를 테니까 그만 하라고 하시고, 어두운 거실 바닥에서 저녁을 먹게 생겼다. 그래서 다급히 불을 끄고 다시 전선을 정리하는데 아뿔싸. 전등 스위치 2개 중 1개를 켜놓은 채로 작업을 한 것이다! 

  


전선을 뽑는데, 스파크가 튀었다

  전선을 뽑는데, 스파크가 튀었다. 손에는 살짝 통증이 있었지만 큰 충격은 아니었다. 십년 감수했다. 빼낸 전선에는 그을음이 남았다. 죽을 고비를 넘긴 셈이다. 상황을 알리고 작업을 그만 두는가 싶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두꺼비집을 내리고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중앙 전원전선을 다시 확인하고 스위치로 각 전선을 배분했다. 시도 끝에도 스위치는 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 전등만 켜지고 기존 전등이 꺼졌다. 아차 싶었다. 전원 전선이 검은색이 아니고 흰색일 가능성이 있었다. 흰색으로 바꿔넣고 검은색과 청색을 좌우 양옆에 연결했다. 


  연결 후, 스위치를 켠 그 순간! 양 전등에 불이 들어왔다.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모인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쳤다. 아. 이렇게 감격스러울 데가! 감사하게 이를 때 없이 감사했고 이윽고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식사가 맛있었다. 



전기를 늘 조심할 것

전기는 사람의 생명을 한 순간에 빼앗을 정도로 무섭다. 늘 조심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 오늘 기록한다. 잊어버리지 않고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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