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공휴일에 일하는 게 대수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새 사람들, 주로 2030대는 대체공휴일에 꼬박꼬박 쉬고 싶다. 연인이나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더 그럴 것이다.
우리 회사는 제조업 공장이다. 공휴일에도 토요일에도, 어느 때는 일요일에도 공장이 가동된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그 자체가 로스다. 고정비인 유틸리티비와 임대료 등이 스르르 빠져나가니까. 계속 공장을 돌리는 편이 낫다. 그래서 공장을 가동한다.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연중 가동일수는 중요 요소다.
제조업 사무직이라도 출근한다. 어찌 보면 무관한 업무(경영지원업무)이지만, 회사의 방침이 그렇다. 생산직이 근무하는데, 사무직이 근무하지 않는다? 현재 분위기로는 용납이 되기 어렵다. 변화가 적용되기 어렵고, 가장 느리게 반영되는 곳이 제조현장이다.
꾹 참고, 억울해도 일한다. 나만 힘든 건 아니지. 저마다 힘든 점은 각기 있겠지 하고 그나마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
즐겁게 일하면 그나마 낫지 않나. 힘들어도 웃어본다. 우리 회사는 초과근무수당은 꼬박 챙겨주니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우리 아이들의 기저귀가 되고, 장난감이 되고 밥값이 되는 모든 비용이니까 말이다.
자영업자 분들은 매일 일하고, 각 회사의 사장님들은 쉴 틈 없이 산다. 세일즈나 서비스업 종사자 분들은 주말에 일한다. 그들은 어떤 면에서 훨씬 힘든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좀 더 나은 편일 수 있다. 일하며 행복했던 기억들을 생각한다. 일을 하며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을 머릿속에 가지런히 모아 본다.
다시 시작해보자. 어차피 이 회사의 일원이라면 구성원답게 오늘도 밥값을 해보자. 힘내 보자 하고 자신감을 가져본다.
그래도 직장이 있기 때문에 지금껏 생계를 하고 있으니까, 이 어찌 고마운 회사인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