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ossanova

부끄러움에서 피어난 친절

by 미농


태국여행에서 느낀 게 있다.

인구 7천만 중진국 나라,

다만, 교통이 편리하지 않은 국가다.


자동차 못지않게 오토바이가 많은 나라

그럼에도 경적소리 하나가 없다.


남을 배려하기보다,

내 잇속 챙겼던 시간을 반성했다.




이 복잡한 길을 어떻게 건너지?


망설이고 애꿎은 아이 손만 만지작 거리는 내게


오토바이를 탄

태국 바이커들의 행동이 기억에 남는다.


운전 중 우리를 보자마자,

주변 이들에게 보행자가 있다는 사인을 하고


작은 손 하나로

길 한복판에서 차와 오토바이를 막아세웠다.


이 행동이 여행 내내

감동을 주었다.





짧은 미국유학 생활 중 배운 매너가 있다.


딱 하나다.

뒤에서 들어오는 이의 문을 잡아주는 일.


그것도 부끄러움에 시작됐다.

기숙사 문을 열고 가는데 뒤로 따라오던 흑인 남학생이

나보고 크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너 정말 매너가 나빠"하고
꽝 닫힌 문을 뒤로 하고 가던
그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지난 일이지만,
무척 부끄러웠다.

솔직히 나는 한국 사람인데
내 식대로 행동하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내면 깊은 무의식이 나를 무심코 행동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깨달았다.

그 나라의 배려는 하나의 문화이지만,
나라 간 차이에 앞서

사람이 사는 어떤 곳이든지
필요한 매너일 수 있겠다고.

태국이든 미국이든
그리고 한국이든.


그 뒤로 한국에 와서

나는 다음 사람의 문을 잡는다.


누구는 내게 고맙다 하고

누구는 암말 없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만족하는 일이니까.


부끄러움이

내게 친절을 가르친 셈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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