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혁신주도성장'과 가능성
개보신(개혁보수신당)의 대표주자 유승민의 경제정책
얼마 전, JTBC 신년토론에서 유시민 작가가 유승민 의원에게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셨던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신 걸로 압니다. 맞지요?"라고 물었다. 유승민 의원은 답했다. "아니요. 제 생각은 한 번도 바뀐 적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성장이 효과적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자, 유시민 작가는 "아, 제가 잘 못 알았네요."하고 말았다. (실제 대화는 이와 다를 수 있으며, 기억나는 대로 서술함.)
다소 의아했다. 유승민은 '좌 클릭'한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대표적으로 '사회적경제기본법안' 때문이 아니던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의 재정자립을 위해 정부의 공공부문 비율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소득주도성장', 즉, 소득 재분배, 개혁 등을 통한 국민소득 향상을 도모하고 이로 인한 소비 증가 -> 산업 발전 -> GDP 상승 -> 다시 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지지하고 있는 줄 알았다.
이러한 주장은 문재인 의원이 주창한 바다. 더 이상 낙수효과가 아니라 분수효과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득이 고루 분배되도록 하여 내수소비 회복을 바탕으로 성장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유승민은 '혁신주도성장'을 주장했다. 그는 반문한다. '좋다. 소득주도성장이라면, 과연 그 소득은 어디서부터 나오는가?' 답은, 기업에서부터다. 인구는 줄어든다.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소득재분배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소비를 통해 성장하는 데는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 오히려 창업기업가들의 혁신과 기술개발, 공정한 경쟁조건을 만든다면 대한민국 경제의 신동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시장경제를 교란시키는 대마불사, '재벌'들이다. 독점을 넘어 정경유착까지 일삼는 그들을 의식한 듯, 유승민은 '재벌 개혁' 카드를 맨 먼저 꺼내놓았다. 자본과 노동의 투입량 증가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한계점에 도달했으니 재벌 개혁을 통해 시장을 개혁하여 공정한 운동장을 만들어보자는 거다. 기술혁신을 통한 활발한 창업생태계 형성, 조직혁신을 통한 효율성 향상, 재벌개혁을 통한 공정한 경쟁유도가 그 방안이다.
또, 청년 배당(수당) 등의 복지제도를 필요악으로 본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고, 공정하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이 근본적인 청년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기존 새누리당 입장과 방향을 달리한다. 그의 주장 중에선 법인세 명목세율 및 실효세율 인상, 소득세 인상 등이 눈에 띈다.
어제 신년토론을 보며, 사실 많이 놀랐다.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을 발의하면서 혁신주도성장을 병립하려는 정치인이라니. 정부의 역할을 나누어본 것인가 싶다. 안 될 것도 없다만 사회적경제조직들도 공공부문의 구매로만 자립할 것이 아니라 자가혁신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질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혁신주도성장 내용은 좋다. 하지만, 여지껏 재벌개혁을 시도한 사람은 많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가 과연 '정말' 할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개혁보수신당(이하 개보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더 많은 동료와 지지자들을 끌어안는 과정도 쉽지 않을테다. 또, 자신이 '한결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그걸 국민들 앞에 증명해나가는 과정이 이번 대선에 가장 큰 관건일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