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부리 Aug 17. 2020

둥이들의 2020년

2020.08.17

어제 드디어 해가 났다. 몇달만에 보는 쨍쨍한 햇볕인가. 요즘 종이접기 등에 빠져 집에서 노는데 재미를 붙인 둥이들을 설득해 밖으로 나섰다. 그래봤자 집앞 공터, 아파트 놀이터 뿐이지만. 

유준이는 자전거를 꺼냈고, 우재는 킥보드를 타고 나왔다. 공터 몇바퀴를 돌고, 놀이터에서 잠시 그네를 타다가 엄마아빠랑 숨기놀이를 하고 음료수를 먹었다. 


30도가 넘는 더위탓인지, 마스크 탓인지 엄마도 아빠도, 둥이들도 금방 지쳤다. 둥이들이 먹고 싶어하던 감자튀김과 치즈스틱을 사들고 두어시간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다사다난이란 말로도 설명이 안되는 해가 2020년, 그 중에서도 여름이다.

연초에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이어지고 있고, 둥이들은 이제 어른들보다 더 열심히 마스크를 쓰는 어린이가 되었다. 

역대 최장 장마가 어제 드디어 끝났고, 둥이들의 유치원 첫 여름방학은 '비' '눅눅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언젠가, 이제는 비현실적인 꿈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우리의 일상이 회복되는 날, 둥이들은 올 여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래도 아이들은 자란다. 이제는 둘이 합치면 아빠보다 크다. 


작가의 이전글 둥이들아, 야구는 즐겁게 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