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0
어제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데 아내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다. 텔레비전인데 화면이 엉망이다. 산지 10년이 됐으니 이제 갈 때가 되서 간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사진을 키워서 보니 가운데 쯤 '구타 자국'이 선명하다.
내가 물었다. "발로 찼나" 아내가 답했다. "아니. 야구 방망이" 다시 내가 물었다. "범인은" 아내가 답했다. "우재" 마지막으로 물었다. "본인은 사고 친걸 알고 있나" 아내가 마지막으로 답했다."본인도 난감해 하고 있음"
거실에서 야구를 한다고 플라스틱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다 제대로 때린 모양이다. 텔레비전이 엄청 비싸다는 말에 유준이는 다시 사는데 자기 돈도 내놓겠다며 '형제애'를 발휘하는 듯 했으나, 바로 텔레비전을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짜증을 냈다고 한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이들은 태연하게 잘 놀고 있다. 모른척 하고 텔레비전 어떻게 된거냐 물으니 고장 났다고 한다. 우재가 사고를 쳤다는 소식에 장모님도, 처제도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너무 야단치지 말라"고. 다행히 아내도 나도 화가 나지는 않았다. 이미 벌어진 일 어쩌겠나...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이 참에 새 TV 하나 장만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