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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Aug 03. 2016

모기, 가만두지 않겠어

2016.08.03

지난 주말은 무지하게 바빴다.

금요일에는 후암동까지 가서 200일 기념사진, 가족사진을 찍었고, 토요일, 일요일에는 형네 식구들과 곤지암 리조트를 다녀왔다.

사진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내내 울어대던 유준이는 걱정했던 곤지암 가는길에는 잘만 잤다. 짐작컨데, 차가 많이 막히는 시내주행 때는 멀미를 하는 것 같다. 곤지암 오고 가는 길은 다행히 전혀 막히지 않아 유준이는 잘도 잤다.

곤지암에서 돌아와보니 유준이 몸에 빨간 반점이 보였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곤지암 가기 전에도 팔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때는 하나 뿐이었던 것이 팔과 다리에 10개 가까이 생겼다.


주말을 지나 월요일까지 지켜봤지만 반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늘어나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 우재에게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보였다.


화요일 오전, 결국 아내는 유준이를 데리고 소아과를 찾아갔다. 오후 출근하는 날이라 집에서 우재와 놀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매우 밝은 목소리였다. "모기래 ㅋㅋㅋ"


아내에 따르면 의사 선생님에게 '이런 반점이 생겼다'며 보여주자 바로 대답이 나왔단다. "모기~~". 그래도 미심쩍은 아내가 "여기 갈색으로 변한 곳도 있고..."라고 하자 의사 선생님이 다시 강하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아! 모기이이이이이~" 의사 선생님 설명으로는 갈색은 모기 물린 자국이 낫는 과정이라고...


여튼, 당연한건지도 모르겠지만 의사 선생님은 진료비도 받지 않았고, 아내는 안심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미스테리한 것은 우재도, 나도 아내도 모기에게 물린 곳이 없다는 것. 아마도 아빠를 닮아 유난히 땀이 많은 유준이가  모기들의 집중 표적이 된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어쨌든 주말에는 방제작업 비슷한 것이라도 해봐야겠다. 유준이 피를 빨아간 모기 일당 잡아서 처절하게 복수를 해야지.


 

모기에게 다리를 물리기 전 유준이(좌) 모습. 우재와 똑같이 뽀얗다. /200일 기념사진 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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