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니가 얼마나 났나 궁금해서 위쪽만 바라보던 유준이는 엄마아빠의 뒤통수를 치듯, 어느새 3번째 아랫니가 나고 있다. 어찌나 '나분'대는지 살이 찔 겨를도 없다.
그렇다고 아가들의 특권, 자잘하게 아픈 것을 거르지는 않는다. 얼마전에는 '수족구 사촌'쯤 되는 병에 걸려 주말내내 엄마아빠를 지치게 만들었고, 좀 춥다 싶으면 감기 걸리는 것도 잊지 앉는다.
똥꼬에 생긴 종기가 몇달째 없어지지 않고 있는 우재는 얼마전 침대 매트리스에서 추락해 이마에 멍이 들었고, 그 충격인지는 알수 없으나 똥꼬 종기도 조금 터져 항생제를 먹고 있다. 유준이는 감기가 걸리면 콧물+땀+침에 눈물까지 흘려 탈수가 걱정될 정도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싶은게. 아직까지는 엄마아빠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정도로 아픈 적이 없다. 둥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곤 했다. 둥이가 갑자기 아프면, 어느 병원이 가장 가까운가. 동네에 있는 큰 병원은 화상전문병원인데 응급실에서 아기들을 받아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여의도 성모까지 어느 경로로 가야 가장 빠를까. 운전을 하는게 좋을까, 택시를 잡는게 빠를까, 이도저도 아니면 119를 불러야 하나 등등.
10월2일이 만 9개월이었는데, 정신없이 지내다 어제에야 9개월 기념 사진을 찍어줬다. 돌까지는 매달, 그 이후에는 1년에 한번씩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로 엄마아빠가 마음대로 결정했다.
다가올 돌잔치, 또 내년 이맘때 우리 둥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또 그 뒤로는. 그게 궁금해서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겠다.
아빠의 손짓 하나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둥이들. 포커스가 나갈만큼 빠르다.
이미 9개월 기념 종이 하나를 구겨서 입에 넣고 있는 우재. 그리고 나머지 한장을 유심히 바라보는 유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