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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Jan 08. 2017

연달아 무너진 안전지대

2017.01.08

둥이들에게는 안전지대가 두 곳있다.

엄밀히 말하면 둥이 보다는 엄마아빠의 안전지대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한 곳은 안방에 있는 둥이들의 잠자리, 아이스캐슬이고 다른 한 곳은 거실의 놀이터다. 잠자리는 푹신한 매트리스로 된 벽이 있다. 놀이터는 역시나 플라스틱 펜스가 둥이들을 가두고 있다.


일단 이곳에 넣어두면  엄마아빠는 안심하고 집안일을 하거나 쉴 수 있었다. 사고라고 해봤자 그 안에서는 지들끼리 엉켜 넘어지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제, 그 벽들이 모두 뚫렸다.

먼저 꾀돌이 우재가 놀이터 펜스의 문손잡이 여는 법을 알아냈다. 전에도 문을 연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말 그대로 얻어걸린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어른처럼 손잡이를 돌린 뒤 당연하다는 듯이 문을 민다.


뚫리기 전 평화로왔던 안전지대의 모습.



아이스캐슬은 아직은 미스테리다. 아내도 나도 거실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두 녀석이 침실 밖으로 기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유준이가 앞에, 그 뒤로 우재가...

추정컨대 둘이 힘을 합쳐 매트리스 벽을 밀어낸 뒤 순간적으로 담을 넘은 것이 아닌가 싶다.

탈출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두녀석을 다시 아이스캐슬에 집어넣고 나와보라고 종용했지만 묵묵부답. 둘만의 비밀인가?


일단 확실히 뚫린 놀이터 문짝은 끈으로 묶었다. 아이스캐슬은 아직 대책이 없다.


이제 둥이네 집에서 안전지대는 사라졌다. 아빠의 매같은 눈과 번개같은 손길만이 둥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 아..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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