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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Mar 07. 2017

어느새

2017.03.07

조금 과장을 보태면, 어젯밤 다르고 오늘 아침 다르게 쌍둥이들은 크고 있다. 

지난주까지는 기둥에 고리(?) 끼우는 놀이에 저언~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주에는 우재가 곧잘 구멍을 맞춰 끼우고 있다. 유준이 역시 잘 하지는 못하지만 계속 시도를 하고. 

그제는 유준이에게 심부름도 시켜봤다. 아직 단어를 잘 모를것 같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건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알아듣고 움직인다. 문제는 그 물건을 가지러 가다가 다른 관심가는 일이 생기면 바로 방향전환을 한다는 것. 


우재의 뒤통수는 정말로 아빠의 그것을 똑 닮았다. 무서운 DNA의 힘


쌍둥이들의 영역도 넓어졌다. 전에는 쌍둥이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주고, 그 안에 주로 '보관'을 했는데, 이제는 쌍둥이들이 가면 안되는 곳만 막아놓았다. 이를테면 네가티브 방식에서 포지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이라고나 할까...(반대인가?)

쌍둥이들의 영역이 넓어진 대신 아빠의 영역은 사라졌고, 엄마는 마음놓고 설거지도 못할만큼 더 바빠졌다. 식탁 모서리를 보호대로 감싸고, 바닦을 수시로 치우려고 하지만, 그래도 도처에 위험 투성이다. 지지난주 승연이가 문에 손가락을 다쳐 수술까지 한 터라, 둥이들이 문틈 근처에만 가도 신경이 곤두선다.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지만, 아침에 기저귀 갈때보면 다리에는 멍이 들어있기 일쑤고, 얼굴에도 상처가 보인다. 사실 우재는 지난주말에 코피까지 나기도. 


여전히 걱정에 걱정을 거듭하는 아빠 슬하에서도 아주 다행히도 쌍둥이들은 잘 자라주고 있다. 내일 아침에는 또 얼마나 자라있을까. 얼마나 재밌는 기적을 보여줄까. 자면 깨우고 싶고, 깨어있으면 재우고 싶은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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