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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에 Sep 07. 2021

새벽


낯설고 적대적이던 사물들이
거짓말처럼 부드럽고 친숙해지는 게
바로 이 시간이야

                     - 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내게 새벽은 두 가지예요.

밤과 가까운 새벽, 그리고 아침에 가까운 새벽.



밤과 가까운 새벽


주로 연애모드일 때예요, 밤과 가까운 새벽을 맞이하는 건.


그가 나를 데려다주려 우리집 앞에 도착하면

우리집이 왜 이리 가까워졌냐며

다시 내가 그를 데려다줘요

그렇게 거리에 시간을 흘리며

“희희희(喜喜喜)”



새벽 공기의 특별한 농도가 있지요.

밤보다 엷지만 아침보다 짙고

시원하지만 차갑지 않고

고요하지만 적막하지 않은…


한여름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을 좋아해요.

한낮의 더위도 에어콘의 차가움도 없는 그 공기는

싱그러워요!

상쾌해요!


그래서였나?

언제나 한여름밤이었어요,

설레는 일이 일어나는 순간은!



아침에 가까운 새벽


절실할 때예요, 아침과 가까운 새벽을 맞이하는 건.


간절한 마음으로 교회로 향해요

40일 동안 매일 새벽 5시에...

그 40일이 지나면 나의 소망이 이루어질까요?

제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떤 힘이 생겨요!

놓을 수 있는 힘이랄까요.


이만큼 살아보니 알겠어요.

내 모든 힘을 다해 단디 움켜쥐는 것보다

놓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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