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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에 Apr 15. 2024

소개팅한 연예인과의 재회

1편


싱글이었던 나에게 회사 동료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었다.


Q.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해요?

A. 재미있는 사람이요!

Q. 연예인으로 말하면 누구?

A. 개그맨 OOO이요. 넘 좋아요! 77ㅑ


이렇게 대답하면 99.999% 이런 반응이다.

“진짜요????? OOO이 왜 좋아요…..??”


“너무 재밌어요. 세상에서 OOO님이 제일 웃긴 거 같아요!” :D

“어머……. 특이하다…” (대화 종료)



그렇게 나는 회사 안에서 “저 언니 OOO 좋아한대. 특이하지~”로 소문이 났다.


보통은 연예인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 사람의 유행어나 주요 출연작, 연애사 등을 소재로 몇 마디 나누다가 화제가 바뀌곤 한다.

연예인은 연예인일 뿐이니까…..


그런데 이 에피소드가 글이 될 수 있었던 건, 그때 나와 친했던 동료 한 명이 나에 대해 떠돌던 그 소문을 건져 올렸다는 거다.


“OOO 좋아한다며… 진짜예요???“


나는 늘 개그맨 OOO을 좋아하는 이유를 주변에 진심으로 표현해 왔는데, 그녀만이 OOO에 대한 내 마음의 진정성을 봐준 거 같다.


동료: 혹시 그 분과 소개팅 하실 마음 있어요?

나: 네? 그게 가능해요?


그 동료는 함께 모임을 하는 지인이 개그맨 OOO과 친하니 그분을 통해 소개팅을 의사를 물어보겠다고 했다.

그리곤 금세 답이 왔다. 동료가 나에 대해 온갖 칭찬을 해준 모양이다.


“만나보고 싶대요.”



‘어머……!’

그렇게 말도 안 되게(?) TV에서만 보던 연예인과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개그맨들이 집이나 사석에서는 방송처럼 웃기지 않는다더라, 방송이 일이니까 일 끝나면 쉬고 싶겠지, 의외로 조용하다더라.”

이런 말을 꽤 들었었다.


그런데……..

이 분은 소개팅 현장에서도 너무너무너무 재밌는 거다!!!

말 한마디 한마디, 단어 사이의 호흡마저도 개그 같았다. 소개팅 내내 기절할 듯 웃었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그날 사진도 여러 장 찍었던데 다시 봐도 이건 ‘찐웃음’이다.

(그런데 첫 만남에 왜 사진을 찍었지? ㅋㅋ)


난 원래도 웃음이 많은 편이지만, 그의 개그는 완벽하게 내 취향이다.

‘웃음사냥꾼’인 그는 웃기려는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고 1차에서 2차로 장소를 이동할 때도 스케이트를 타듯 움직였고 음식을 주문할 때도 종업원을 웃음으로 무장해제 시켜버렸다.


그렇게 막걸리와 사케와 함께 밤이 깊어갔다.

술 한 모금에 웃음이 열 사발쯤은 터진 거 같다.



그날 이후 우린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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