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두 번째, 돈이 이렇게 무섭다

대학교 1학년 때 룸메이트 중 한 명이 사우디아라비아 사람이었다.

10대 후반인 그는 왠지 모를 나이답지 않은(?) 여유가 넘쳤다.

중동하면 만수르 같은 사람들이 심어준 이미지가 있지 않나, 나는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 "너 부자야?"


그는 특유의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우리나라에는 정부에서 주는 각종 현금 지원이 많다고 했다.

유학도 가고 싶으면 나라에서 지원해 준다고, 자기도 그렇게 왔다고 했다.

나는 다시 물었다, 이자는 싸게 해주냐고.

그는 눈이 동그래져서 말했다.




이자? 원금도 안 갚아도 되는데?



그냥 말이 '빌려'주는 거지 사실상 그냥 주는 거라고,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갑작스러운 권고사직은 나에게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줬다.

기존의 퇴직금에, 회사와 딜을 통해 받은 위로금 그리고 해고를 당했기에 정부에서 주는 5개월간의 실업급여 수급 자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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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큰 액수가 한 번에 내 계좌에 한번에 꽂힌 걸 처음 봤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큰 여유를 줬다.

마치 20대 초반에 만났던 그 사우디아라비아 친구의 얼굴에서 보았던 그것처럼.

수년간을 구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하던 프로구직러의 조급증은 금융 치료로 인하여 말끔히 치유되었다.

나는 더 이상 미친 듯이 '난사'하는 구직자가 아니었다, 차분하고 신중하게 기회를 기다렸다.


돈이 이래서 무섭다, 이렇게 쉽게 사람을 나이스하게도, 그 반대로 만들기도 한다.

영화 기생충의 대사 중에도 이런 게 있지 않나 - 착해서 부자인 게 아니라, 부자라서 착한 거라고.


그러던 어느 날 5월 말쯤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XXX 헤드헌터인데요, 지금 구직 중이시죠?



구직자들이 난사하는 것처럼 그들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을 다수에게 전체 문자식으로 돌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나의 커리어 패스와 비슷한 결의 포지션이었고, 무엇보다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였다 - 일본의 A사.


나는 지원하겠다고 했고, 그가 부탁한 양식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가다듬어서 보내주었다.

뭐 이 정도 회사라면 나의 마지막 회사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헤드헌터도 왠지 감이 좋았다.


그렇게 24년 6월로 접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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