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의 최종 면접. 대표 이사와 1:1로 진행.
헤드헌터를 통해 스케쥴을 조정하고 날을 잡았다.
지원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는 너무 순조로워서 붙으면 가고 싶었다.
대면 면접이라 서울 모처에 있는 오피스에 도착했다. 면접 시작.
대표이사는 5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였다.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했고 나는 시작했다. 3초도 안 지났을 때. 그는 말을 잘랐다.
전에 회사에서 잘렸다고요?.
여기서부터 싸했다.
그 이후 약 1시간 동안 황당하고 불쾌한 시간을 보냈다.
지금 대충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 정도다.
-"지금 최종에 2명이 올라왔어요, 그 사람의 스펙은 이러이러한데 어떻게 생각해요? 누굴 뽑아야 할까요?"
-"나는 일 못 하면 가서 너 일 존나 못한다고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내가 MBA를 어디에서 했고~, 전 직장에서 이렇게 했고~"
나는 무슨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본인에게 취한 되게 별로인 무례한 아저씨 - 딱 저렇게 되진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런 스타일.
면접을 마치고 나왔고, 기분이 나빴다.
다음 날, 헤드헌터에게 전화가 왔다 - 합격이란다 ㅋㅋㅋㅋ
붙어도 안 갈 생각이었지만 붙은 게 신기했다, 그의 괴상한 기준에 들었다는 게 기분이 나빴다.
나는 감사했다고, 이러이러한 이유로 입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합격해도 입사하지 않을 권리 구직자에게도 있지 않나, 마치 회사가 이유 설명 없이 직원이나 지원자를 잘라내거나 탈락시키는 것처럼.
여기서부터 그 느낌이 좋았던 헤드헌터도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공백기 더 늘어나면 커리어에 안 좋아요."
-"그 대표님 생각보다 그렇게 X라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잘 맞는 자리 같아서 아쉬워서 그래요."
등등의 되지도 않은 가스라이팅. 그리고 내일까지 생각을 해보라고 했다.
다음날에도 나의 의지가 변하지 않자, 이번엔 그의 상사가 전화했다.
사실, 그 회사와 저희가 관계가 있어서 입사하지 않으시면 저희 입장이 좀 그래요.
이야.
제3금융권에서 돈 빌려 쓰고 이자 상환 독촉을 받는 채무자의 느낌이었다.
나는 절대 안 간다고, 연락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끊었다. 그리고 그들을 모두 차단했다.
여기까지가 내 인생 최악의 구직 경험이다.
똥 밟았다.
아직 돈도 여유 있으니까, 좀 더 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