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약간 이런 마인드가 있었다.
돈만 좇는 사람은 낭만 없는 속물이다.
동시에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른다고 하는 사람들을 약간 안됐다고 여기는 마음도 있었다.
나는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이렇게 많고 뚜렷한데 그거 하나가 없다고? 솔직히 약간의 우월의식도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X나 창피함).
첫 취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수많은 제 구직을 하면서 깨달은 게 두 가지 있다.
1. 하고 싶은 게 있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2. 다 돈 벌자고 하는 거다, 그리고 생각보다 돈이 주는 안정감이 엄청나다.
어차피 하고 싶은 것도 못 하는데 돈이나 많이 벌자 - 나는 흑화했다.
다음 회사는 어디가 됐던 간에 돈 많이 주는데 가야지.
어차피 마지막 회사일 거니까, 회사 안에서는 재미는 기대도 하지 말자. 좀비처럼.
그해 겨울, 자포자기하는 마음에 자주 연락 안 하던 사람들도 불러내서 많이 놀았다.
내 상황을 들은 그들은 비슷한 조언을 했다.
야 너는 입으로 하는 일을 해봐.
오빠, 뭐 가르치는 거 하면 잘할 거 같은데? 잘 어울림 ㅋㅋ
입으로 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니까 그건 네가 찾으란다.
난 속으로는 답을 알고 있었다 - 영어 가르치는 일.
근데 이제 난 돈이나 많이 벌자 마인드였기에, 그거 돈 되나?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진짜 극혐하는 사고였는데 그걸 내가 하게 됐다).
그때부터는 연락이 오는 헤드헌터들에게 연락이 오면 하면 이렇게 물어봤다.
연봉 수준이 얼마나 되나요? 저는 분야 상관없이 돈만 많이 주면 됩니다!
이야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이야.
당시에는 몰랐지만, 요런 안 하던 짓이 몇 달 뒤 인생 최악의 커리어 경험으로 이어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