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강사로 부업 뛰던 B2B 영어 플랫폼 회사가 있다.
기업에 언어 수업을 제공해 주는 회사인데, 강사들을 채용해서 원하는 자리에 매칭 시켜주는 그런 회사.
회사에 다니면서도 부업으로 이따금 하고 있어서 계속 인연이 있었는데 여기를 왜 진작 생각을 못했을까.
요즘 젊은이들은 폰 포비아 (Phone Phobia) 가 있어서 전화하는 걸 안 좋아한다는데 난 그런 거 없다 - 내 담당 매니저로서 몇 번 연락한 적이 있던 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니저님, 저 이제 회사 그만두고 풀타임 강사를 하려고 하는데 이 회사에서 더 수업 많이 할 수 있는 자리 같은 것 있나요?
내가 봐도 두서없고, 듣는 사람이 갑자기 뭔 X소리냐 라고 해도 할 말 없는 문장이다.
근데 그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어 강사님, 저희 내부에 정규직으로 강사 채용하긴 하는데요. 일반적인 영어 수업은 아니고 영어권 문화를 출장 앞둔 기업에 가서 가르치는 자리인데 관심 있으세요?
솔직히 난 그녀가 설명해 준 그 일이 뭐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당시의 나는 뭘 들어도 무조건 YES였기에 관심 있다고 했다.
1차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고, 난 프로구직러 답게 다수의 기업 면접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통과했다.
2차는 시범 강의를 해보라고 했는데, 외국 문화를 가르치는 건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분야였기에 chat GPT에게 전적으로 의지했다.
일반적인 영어 강사 자리도 아니고, 정규직 자리였기에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가는 거였기에 좀 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일단 당장 백수가 될 마당에 뭐라도 해보는 거다.
이미 그 시점에는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에 퇴사하겠다고 확실히 말한 상황이었다.
근데, 그들이 갑자기 나를 적극적으로 잡는 것 아닌가.
왜 이렇게까지? 피차 이렇게까지 할 건 아닌 것 같은데.
다음 후임을 구할 때까지 몇 달만 더 해달라고 했고 나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이미 퇴직서에 서명까지 다 끝난 상태라, 프리랜서 단기계약으로 할 수 있겠냐고 했다.
당장 뛰쳐나가서 내 일 하려고 했는데, 이런 생각지도 못한 고민거리가 생겼다.
두 달만 더 해보면서 천천히 준비할까. 주말까지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진짜 인생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