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말했다시피, 다수의 사고는 그 사회의 다수의 사고이다. 우리의 세계를 지배하는 사고 방식은 대부분 형식논리학이다. 형식 논리학으로는 현실의 모순은 지속될 뿐, 변혁적 사고를 할 수 없다. 그러니 그 이상의 논리학이 필요하다. 그런 논리학에 대한 입문서로 『새롭게 보는 논리학』을 추천한다. 이 책은 형식논리학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변증법적 논리학의 핵심에 관한 입문서이다. 저자인 조지 노벡이 1940년대 미국 사회주의노동자당에서 겪은 치열한 지식 활동과 정치 실천,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깊어진 마르크스주의 철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전통 논리학 교육의 근본적 허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논리학, 즉 변증법적 논리학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형식논리학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우수한’ 논리학이라 불릴 정도로 체계적이지만, 오늘날처럼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 고전적 논리학은 주로 동일률, 모순률, 배중률이라는 세 가지 원칙 위에 세워진다. 동일률은 어떤 것이든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과 같아야 한다는 원리다. 모순률은 한 명제가 동시에 참이자 거짓일 수는 없다는 이성의 단호한 규율이고, 배중률은 어떤 명제든 참 혹은 거짓으로만 나뉘어야 한다는 이분법적 결정론을 뜻한다. 이런 세 가지 법칙이 근대 서구 이성주의의 뼈대를 이뤘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 틀이 실세계의 복잡성과 변화, 살아 있는 모순을 표현하기엔 턱없이 메마르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 형식논리학 중심의 사고가 강조되며, 모든 모순과 변화, 복잡함은 교실 밖에 두고 ‘고정된’ 논리만 암기하도록 한다. 결국 학생들은 현실 세계의 변화와 사회 모순을 외면하게 되고, 깊이 없는 단순화와 무비판적 수용에 익숙해져 버린다. 그러니 현재 미국의 이란 공격을 보고, 어설픈 이분법으로 설명한다. 이란vs미국으로 생각해, 이란 공격 반대를 이란 독재 지지로 해석하는 조잡한 이분법에 빠진다. 이는 우파들 뿐 만 아니라, 반제국주의를 반미로 환원하는 스탈린주의자들도 많이 겪는 오류이다.
이와 달리,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전통의 논리학인 변증법적 논리학은 전체성, 모순, 변화를 응시한다. 근대 철학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헤겔의 사유를 출발점 삼아, 맑스와 엥겔스를 거치며 변증법은 실천적이고 과학적인 철학 체계로 더욱 분화된다. 변증법은 세 가지 형식논리학의 규칙을 변화와 모순이 없는 ‘정적 개념’으로 묶어두지 않는다. 오히려 모순을 새로운 도약과 발전의 동력으로 받아들인다. 현실은 결코 멈춰 있지 않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모순 속에서 더 크고 복잡한 전체성이 태어난다. ‘모순’과 ‘변화’ 자체가 변증법적 사유의 심장부이며, 형식논리학이 금기시한 영역을 과감히 품는다.
이 점에서 변증법의 혁신성을 읽을 수 있다. 현실에 내재한 모순을 애써 감추거나 외면하는 대신, 정면으로 마주 본다. 실천과 철학을 하나의 숨결로 엮으며,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와 계급 갈등, 역사적 발전 과정의 복합적 단면들을 이해하고 사회 변혁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형식논리학이 내세워 온 절대성, 불변성,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실제 사회의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현실과 맞서는 순간 서서히 균열을 드러내고, 그로 인해 오늘날 교육 현장의 모순도 한층 더 뚜렷해진다.
조지 노백의 『새롭게 보는 논리학』은 문턱이 높지 않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변증법 입문서다. 특히 미국 노동자운동과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소재 삼아, 변증법적 사유의 힘을 구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이 책은 변증법적 논리학의 실체를 새삼스럽게 조명하며, 맑스주의 철학에 관심을 품은 이들에게는 첫걸음이 되어줄 만하다. 형식논리학의 틀에 갇힌 교육과 지적 풍토에 의문을 품는 이들, 더 깊고 역동적인 현실 인식과 사고를 꿈꾸는 사람에게 든든한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