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야 하지?
“시온아 이제 잘 시간이야!”
“시온아 외투 벗기 전에 신발부터 벗고 들어와. 그다음에 외투를 벗으련”
“아니-“ 아이가 답하며 드러눕는다.
“아빠 조아”
“아빠 미안”
웃으며 살랑거리는 아이에게 “미안하면 다야?” “이미 끝났어”라고 굳은 표정의 아빠가 답한다.
우리 신랑은 왜 저렇게 대답하는 걸까.
미안하다는 아이에게 무안하게 왜 그러는 걸까.
결혼과 육아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참 많다.
사실 그중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건 내가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나는 화를 내기 위해 몇 가지 단계를 거치는데 , 일단 잔뜩 약이 오른 상태에서는 분명 커진동공으로 레이저를 쏘며 거친생각을 표출할 것이니 일단 입을 다문다. 그다음으론 생각을 정리한다. 내 입장에서 미안했던 것과 화가 났던 포인트, 그리고 상대방이 내게 상처 준 것과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여겨지는 것들을 차분이 생각한다. 그리고는 화가 좀 가라앉은 상태에서 담담히 말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런 과정들을 거쳤던 나였는데,
평소 같았으면 (그러니까 출산 전) 그저 유유히 흘려보냈을 일들이었을 텐데 하나하나를 들먹이며 성을 내고 있다. 대놓고 신랑과 아이에게 화를 내지는 못하니 얼굴 표정이 (-_-) 굳어서는 한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쉰다.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뜨거운 돌덩이가 움찔거리는 마음을 삭히려고 노력하지만 화가 난다. 화가 난다... 정말 화가 난다...
가끔 혼자 방으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던져야 속이 풀리는 날들도 있었다. (핸드폰과 카메라 등의 귀중품이 아닌 양말과 모자.. 정도 랄까)
드디어 나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성격이 표출되는 것일까.
아님 정말 호르몬이 날뛰어서 그러는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동안 쌓였던 것들이 흘러나오는 것일까.
나는 왜 이토록 날이 서있게 되어버린 걸까.
화를 내고 싶지 않고 타인을 이해하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답답해서 나 스스로가 터질 것 같았다.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감정이 느슨해지고 한숨 돌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더불어 그 가운데 서있는 나를 발견하고 나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타인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글이 나로 마무리가 된다. 오늘도 일기를 써가며 나를 이해하고 발견해간다.
그러니
“화”가 나를 잠식하지 못하도록,
내가 더 나를 발견해낼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글을 토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