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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콴 Feb 01. 2018

의혹이 아니라 과학을 사자!

<의혹을 팝니다> 나오미 오레스케스, 에릭 M.콘웨이

<의혹을 팝니다> 나오미 오레스케스, 에릭 M.콘웨이


1. 1종 오류(Type 1 Error)와 2종오류(Type 2 Error)

1종 오류와 2종 오류 


 통계학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네이만과 피어슨은 오류를 두 가지로 정의했다. '채택해야 할 가설을 기각하는 오류(2종 오류)'와 '기각해야 할 가설을 채택하는 오류(1종 오류)'이다. 예를 들어, '에어컨의 냉매가 오존층의 구멍을 낸다'라는 가설이 맞음에도 거짓으로 생각으로 하는 것이 '2종 오류'이고 , '화산이 오존층에 구멍을 낸다'라는 가설이 틀렸지만 진실로 생각하는 것이 '1종 오류'이다.(오존층을 파괴한다고 꼽혔던 성분은 극소량만이 대류 작용의 덕을 봐서 성층권으로 유입된다고 밝혀졌다) 직관적인 예시를 들자면 연인이 변심하지 않았는데도 변심했다고 잘못 판단하여 생이별하는 경우이다. 즉, 실제 양성인 것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오류는 거짓양성(False Positive)임으로 1종 오류이다. 반대로 연인이 변심했는데도 여전히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하는 경우는 거짓음성( False Negative)으로 2종오류이다. <의혹을 팝니다>에서는 ‘1종 오류(type 1 error)’와 ‘2종 오류(type 2 error)’에서 허우적대는 대중들과 대중들을 현혹시키는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2. 혼란 유발자가 된 과학자들 


 과학자들은 정치적 의도가 담긴 논문과 발표로 일반 대중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예를 들어 '흡연은 폐암의 직접적인 영향 미친다'라는 지배적 의견을 '폐암을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거나 '통계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라고 발표함으로써 대중들의 판단을 유보시켰다. 소수의 과학자들이 과학계의 지배적인 견해에 의혹을 제기해서 학계에서 마치 경쟁하고 있는 듯이 대중들이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언론을 통해 여전히 논쟁 중인 사안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결국 담배 회사들은 2006년 미국 연방 법원에서 사기 공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관해 대중을 의도적으로 속였다는 이유였다.


 흡연과 환경문제는 대처가 빠를수록 사회 구성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빠른 대처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담배회사, 산업 종사자 같은 이해당사자들의 경제적인 타격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연구비와 명성을 위해, 그릇된 신념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과학자들은 과학이 아니라 책 제목처럼 의혹을 팔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잘못된 과학 정보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  '의혹'말고 '과학'을  구매할 수 있는 두 가지 팁!

 

  과학이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면서 축적되어 나아가는 유기물인데 반해 대중들은 때때로 양자택일의 순간에 놓인다. 과학으로 무장해 우리를 속이려는 집단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속지 않을 수 있을까? 첫 번째는 동료 과학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다. 세상에는 좋은 과학자도 많다. 책에서 나오는 프레더릭 사이츠(Frederick Seitz), 프레드 싱어(S. Fred Singer), 로버트 재스트로(Robert Jastrow), 윌리엄 니런버그(William Nierenberg) 같은 과학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계에서 과학자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 확인하고, 반대 의견을 청취해보자.


 두 번째는 지식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고, 이해당사자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떤 가설이 누가 먼저 주장했으며, 어떤 반대 의견을 받아오며 지금까지 변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다. 대강적인 이해가 됐다면 과학적 가설이 사실로 받아들일 때  '이익을 얻을 사람'과 '손해 볼 사람'을 생각해보자. 흡연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회의적으로 판단하는 연구단체들이 담배회사에서 연구비를 출원하는 단체라는 것을 알았다면 불확실성을 주장하는 이들을 되레 그들을 불확실하게 여겼을 것이다. '흡연이 폐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담배회사는 매출이 하락하겠지...?', '화산이 오존층 파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냉매에 대한 제한이 풀리겠지? 산업계에는 큰 이익이 되겠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현대사회에서 ‘과학’이란 말은 강력하게 작용한다. 일종의 과학에 대한 맹신이 사회의 기저에 있다. 우리가 과학적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에 비해 과학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기회가 부족한데도 말이다. <의혹을 팝니다>는 과학의 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였다. 밑에 언급한 구절에서 보이듯이 과학은 완전할 수 없다. 과학은 합리적인 증거를 통해 과학자들이 합의한 것을 뜻한다. 이후에 새로운 증거들이 나타나면 바뀔 수 있는 가변성이 있는 것이다. 책에서 나오는 과학자들은 그런 과학의 특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과학자들은 과학이 가변적인 것이라 여긴데 반해 대중은 맹목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간극을 좁힐 때 과학자들이 대중을 오도하고 호도하는 일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과학은 어려우며 어느 것도 완전히 규명될 수는 없다. 언제나 질문의 여지가 남으며. 이 때문에 전문가들의 합의가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p.147)”


“증거는 연구를 통해 만들어지며, 때가 되면 문제가 해결된다. 이 시점 이후로는 ‘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수용된 과학 지식만이 존재할 뿐이다. 여전히 답해지지 않은 질문들이 존재할 수 있지만, 답을 찾은 문제에 관해서는 그 특정 문제에 대한 전문가 견해의 합의가 있을 뿐이다, 과학 지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p.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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