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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민석 Sep 19. 2023

셔플

버튼을 누른다. 멍한 표정으로.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덤벼라 건방진 세상아 이제는 더 참을 수가 없다¹... 그날의 바다는 퍽 다정했었지²...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에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³... 혼자라는 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 같아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⁴... 아 사랑스런 사람들 외로워서 사랑스런 사람들⁵...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스폰 소릴 들어보렴⁶... 텅 빈 마음 노랠 불러봤자 누군가에겐 소음일 테니⁷... 나는 있잖아 정말 빈틈없이 행복해⁸... 녹이 슨 심장에 쉼 없이 피는 꿈⁹... 그대는 나에게 끝없는 이야기 간절한 그리움 행복한 거짓말 은밀한 그 약속 그 약속을 지켜줄 내 사랑¹⁰... 소년아 저 모든 별들은 너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란다¹¹... 마지막 불꽃에 망가진 감각에 새가 된 천사에 내 안의 저주의 땅 ¹²... 아무도 모르게 내 속에서 살고 있는 널 죽일 거야¹³... 난 뚱뚱해 하지만 행복해¹⁴... 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¹⁵... 조금 더 받고 조금 덜 주고 싶어 조금 더 알고 조금 덜 안고 싶어¹⁶... 접어드는 초저녁 누워 공상에 들어 생각에 도취했소¹⁷... 너를 떠올리면 세상에 없던 화음과 낯선 단어들이 시가 되어 밝게 빛나¹⁸...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¹⁹... 날 안아 주세요 날 만져 주세요 날 구원 해줘요 그대여²⁰...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도대체 우리가 왜 이렇게²¹...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²²... ... ...


버튼 누르기를 멈춘다. 지나간 그의 노래를 듣는다. 멍한 표정으로. 세상 다 산 사람처럼.




1.《나의 노래, 달빛역전만루홈런, 2008.》

2.《스물다섯 스물하나, 자우림, 2013.》

3.《작은 연못, 양희은, 1972.》

4.《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루시드 폴, 2007.》

5.《그게 다 외로워서래, 김목인, 2013.》

6.《낭만에 대하여, 최백호, 1997.》

7.《꿈과 책과 힘과 벽, 잔나비, 2019.》

8.《너의 모든 순간, 성시경, 2014.》

9.《오르트구름, 윤하, 2022.》

10.《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이승환, 2006.》

11.《해에게서 소년에게, 넥스트, 1997.》

12.《붉은 밭, 국카스텐, 2010.》

13.《필승(必勝), 서태지와 아이들, 1995.》

14.《난 뚱뚱해,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2018》

15.《나비, 비비(BIBI), 2019.》

16.《꿈, 조용필, 1991.》

17.《행복의 나라로, 한대수, 1974.》

18.《가장 아름다운 노래, 장기하와 얼굴들, 2016.

19.《그게 아니고, 10CM, 2011.》

20.《몽유병, 로맨틱펀치, 2011》

21.《잘할 걸, 버스커버스커, 2013.》

22.《나의 노래, 김광석,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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