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첫 묘미는 바로 공항일 것이다. 인천대교를 건너 인천 공항을 가는 고속도로를 타는 순간 도파민이 광적으로 폭발한다. 하지만 여행 외에는 오직 집을 선호하는 집돌이로서 공항에 가기 전까지 준비과정은 후회만으로 가득 찬다. 왜 내가 비행기 티켓을 사서.. 굳이 방학 때 쉼을 가지는 것도 좋은데 봉사를 간다고 신청을 했는지.. 구시렁 되며 D-day 당일이 되면 숨이 안 셔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마 분명 100명 중 1명 이상은 나랑 같은 증세를 겪을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비행기가 하늘 방향으로 솟구치는 순간 걱정이 싹 사라진다.
공항은 여행자가 그 나라를 밟는 가장 첫 번째 구간이다. 그렇기에 국가의 첫인상이 바로 '터미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천공항은 한국사람에게 이제 진부할 수 있으니 다른 터미널을 떠올려본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테마의 여행기가 담겨있지만 각 나라 터미널 리뷰를 담은 테마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상으로 담아봐야겠다.
인천에서 미국으로 태평양을 건너 가장 가까운 땅은 Los Angles이다. LAX 공항은 나에게 애증의 터미널이다. 엘에이는 매우 기괴한 도시 형태를 띠고 있다. 첫 정착된 형태의 도시에서 인구 과잉으로 인해 로봇 마냥 합체를 하여 만들어졌다. 공항 또한 도시를 따라가는지 하나씩 추가되어 복잡한 구조의 그 유명한 LAX 가 되었다. Domestic과 International 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경유하게 되면 수많은 인구이동으로 인해 머리가 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애증의 터미널이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페루 아레키파를 가기 위해 가장 싼 방법이었던 'One World' 사의 세계일주 티켓을 끊었다. 인천 리턴까지 총 8번 경유를 꽉꽉 채워야 되었고 편도로만 LA, Houston, Lima, Arequipa, 4번을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국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내 동료들과 떨어져 Secondary Check를 받게 되어 검문소 같은 곳으로 끌려갔다. (이곳은 이후에도 미국 갈 때마다 내 집 마냥 들리던 공간이 되어버렸다.) 경유시간까지 남은 시간 3시간, 놓치면 줄줄이 경유를 못해 페널티를 받게 생겼다. 검열관은 나에게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 걱정 말라며 대신 핸드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적발되면 오늘 안에 못 나갈 것이라고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던지며 경고했다.
Secondary Check를 받는 사람들이 누가 있나 싶어 좌우를 관찰하니 문신 가득한 히스패닉 형님, 한국 사람들도 있어 물어보니 카지노 딜러가 직업이라 걸린 것 같다고 하더라. 2시간이 지나고 내 차례가 되어 떨며 검열관에게 다가가니 여권을 보고는 그냥 나가라고 하더라.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한 검열관은 나보고 경유 시간까지 절대 못 갈 테니 종이를 써서 주겠다고 했다. 멘탈이 다 나가서 속이 울렁거렸는데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고 그 미로 같은 터미널에서 Domestic을 찾아 짐을 맡기고 5분을 남기고 일행과 다시 합류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힘들게 짐 검사를 끝내고 들어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간판을 구경하며 끝까지 갔는데 한 바퀴 돌아 다시 짐 검사하는 곳 밖으로 나가진 경험도 있었다. 생각만 해도 피가 솟구친다.
아프리카 공항들은 대부분 크지 않았다. 시골 경비행장 바이브
페루 리마에서는 도착하자마자 공짜로 코카잎을 주더라
상하이 공항에서 화장실 앞 노숙해보기
텍사스 롱뷰의 경비행기만 타고 갈 수 있는 터미널
두바이 공항에서 스탑 오버하기
터키 공항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기
마드리드의 예쁜 유리 공항
유럽의 허브 프랑크푸르트 등
이제는 안 헤맬 수 있는 LAX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