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농담을 할 줄 아는가, 아니 슬랩스틱 말고
1차 서류가 끝나면 2차 면접시험이 있다. 내가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는 1차 때 점수로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잘하는지는 직접 이야기해보아야 알 수 있다. 한국은 이제 어느 지역을 가든 외국인들에게 길을 알려줄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두가 (언어를 통하여) 면접에 다 통과할 수 없다.
같은 한국 사람들끼리도 서로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완벽한 소통이 불가능하다.
언어는 시작이며 그 사회에 스며들어 문화를 습득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미국 원조 SNL를 즐겨 시청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요새는 지미 펠런이나 코난 오브라이언 등 유튜브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세계를 겨냥한 코미디가 형성되었지만 과거 미국 티브이쇼들은 그들의 문화에 문외한 우리에겐 웃음 코드가 안 맞았다.
심슨 시리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블랙 코미디 애니메이션이다. 이것을 통해 은어들을 배우기도 했지만 특히 그들의 시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 예컨대 외국인 친구를 데려와 유병재가 재밌다는 둥 그의 농담을 인용하더라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다시 돌아와 회사가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그저 Paper work 라면 기본적인 토익 점수로도 충분히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외국인 커스터머와 소통하고 미팅을 해야 되는 수준이라면 이들이 원하는 건 영어를 '할 줄' 아는 것 이상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현지인들과 미팅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냥 언어만 외워간다면 간단한 회화만 이루어지고 그들의 인시 알라 Inch' Allah 문화에 의해 한국인들은 폭발했을 것이다. 느긋하게 신의 뜻에 맡기는 그들의 문화를 배워 존중할 줄 알아야만 계약 체결에 성공할 수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나는 반드시 교환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하고 와라고 추천하곤 한다.
학원에서 배우는 것 외에도 외국 현지인들과 부딪히면서 배우는 것이야 말로 더 멀리 볼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 외국에 봉사활동을 가면 나는 가장 먼저 현지 친구들과 관계를 형성했다. 이들의 삶에 대한 스토리가 나에게 더 매력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도에 갔을 때는 셰르파라는 이름의 친구를 사귀었다. 그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조상은 예로부터 북인도 네팔 근처 실제 산악지역에 거주한 민족이라고 한다. 이 뿐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정치, 모디 총리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세이셸에 갔을 때는 독재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르완다에서는 국제적으로 자신들의 정부가 비난받으면서도 이들이 현 정부를 얼마나 지지하는지 등 뉴스에서조차 알 수 없는 스토리를 얻을 수 있다.
취준생이 아니어도 좋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 든 방송국 PD, 누구든 언어 이상의 소통을 했을 때 이런 매력적인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점수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네가 사는 그곳보다 더 리얼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