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꼬꼬마의 푸념#1
주위 많은 동문들이 영상 전공을 하고 감독이나 PD 등 영상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나는 국제관계학 및 언론학 전공으로 영상을 다룰일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복수 전공을 했지만 어쩌다 보니 영상 전공자들 보다도 더 많은 프로젝트들과 필드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영상일이든 사진일이든 디자인일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어필할 줄 아는 것이다. 그 뼈대는 기본적으로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만으로는 뽑힐 수 없다. 면접이 기다리는 것이 인지상정. 스토리가 중요하다.
영화 프로덕션에서도 일해보고 스냅 작가님 밑에서 사진작가로 일해보기도 하였다. 여행잡지에서 객원기자로 발탁되어보기도 하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다양한 필드에서 뽑힐 수 있었던 이유는 남들과 다른 점을 어필해서가 아닐까 싶다.
나는 다른 영상 전공 지원자들과 다르게 정치를 전공했다. 영상 전공자들이 학교에서 배운 기법, 시나리오, 단편영화 어느 것도 없다. 그들과 차별점이라면 나는 전공자들이 배운 것들을 배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했던 영화들을 (인디아나 존스, 나 홀로 집에 등) 정말 거짓말 안 치고 100번 가까이 보았다. 비디오가 고장 날 정도로 하루에 3번이나 돌려본 적도 많았다. 자연스레 편집점을 익히고 머릿속에는 내가 좋아했던 영화들의 대사나 앵글, 연출이 떠오른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공모전을 준비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야기를 담아내고 세련되게 촬영 편집해본다. 배운 것만으로는 그 이상을 담아내기 어렵다. 영상 수업 최종 작품 시사회를 하면 어쩔 수 없이 담당 교수님의 향이 묻어 나오게 된다. 사실 디자인이든 뭐든 비슷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등한시할 수는 없다. 창작은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타를 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잘하는 사람은 몇 없다. 이는 자신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남들의 기술을 카피하고 공부하는 내공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부가 없다면 자신의 것을 찾기도 전에 그저 칠 줄 아는 사람으로 남게 된다.
영상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자신의 그릇이 작다 생각된다면 물을 채우기 전 먼저 그릇을 넓힐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