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왈 인지환재호위인사
어느 날 같은 부서에 일하지만 친하진 않았던 분과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와 대화를 나누며 생각보다 나와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느껴 대화에 점점 집중하게 되었다. 그는 고민을 나누며 나라면 어떻게 할지 물어보았다.
조언이라는 건 언제 성립되는 것일까.
조언을 받고자 하는 이가 조언을 구할 때 성립이 되는가.
그는 후배가 무엇인가 조언을 구할 때 나 스스로 조언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를 깊이 고민한다고 한다.
그와 그의 후배는 군인이라는 직업만 같을 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 그가 겪었던 일들은 그저 그에게 국한된 경험일 뿐일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군대는 폐쇄적 특성이 있어서인지 다양한 경험을 자문하기엔 제한이 되는 환경이다. 선배인 그가 후배에게 주는 조언은 어쩌면 조언 advice이 아니라 수직적 환경에 의한 강압적 태도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오래간만에 이런 심오한 고민을 듣고 그가 참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요새 심취한 개념 중 하나가 '공감도 지능'인데 자기중심적이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바라보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지능을 엿볼 수 있었다.(임의 판단 죄송)
맹자는 인간들의 병폐는 다른 사람의 선생이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의 스승이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일명 고나리질. 나이가 들 수록 꼰대가 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스승의 존재는 형식적으로 자격증이 있고 그 위치가 있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누굴 가르칠지 선택하는 스승과 마찬가지로 제자는 누구에게 배울지 선택한다. 상호 관계가 성립되었을 때 제자와 스승의 관계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이는 그에게 스승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조언을 줄 수 있는 권한을 내어준다. 이때 권한을 받은 이는 이것을 남용하지 않고 이전부터 있던 지식과 생각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스승은 제시하는 자이지 명령하는 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