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할 수 있는 한 글자, 봄.
두 다리 없이 처음 그 자리에 머물러야만 하는 것들은 꽃과 열매를 길러내고 모두 털어내는 일정한 주기가 있고 무엇도 없는 앙상한 가지에서 비죽이 파랗고 하얀 것이 베어나올 때 우리는 그 즈음을 봄이라고 부른다.
봄나무들은 매번 안타까운 새순과 눈과 꽃잎으로 개화라는 걸음마를 걸으며 보는 이들을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제 아가들의 서툰 걸음을 도울 수 없는 부모로 만들어 놓고 탄식들 사이로 내 눈을 바로 본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 자신을 뽐낼 때, 그 순간의 설렘을 사람은 이겨낼 수가 없어 옆 사람을 붙잡고 저거 보라고, 저것 좀 보라고 팔을 흔들다 이내 그 사람의 팔에 자신의 팔을 끼워버리는 것이다.
봄에 없던 사랑을 시작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