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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샤 Aug 24. 2024

[한자 에세이] 날것의 음식, 가공의 식품

한자로 알아보는 세상 이야기 20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집중력 저하의 여러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저에게는 참 새로웠습니다. 스마트폰과 수많은 앱은 우리를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건 몸소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말고도 다양한 원인이 있더라고요. 부족한 수면, 지나친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시간, 영양 불균형한 음식 등이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12장 <값싸고 형편없는 식단>에 자연스럽게 몰입되었습니다. 1인 가구로서 음식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귀찮은 날에는 배달 음식으로 때우거나 편의점을 갈 때도 종종 있습니다. 입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가공 식품을 먹은 후 바로 표가 납니다. 안색이 안 좋아지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날이 늘어가죠. 가공 식품자연 식품 가공과 자연은 어떤 한자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가공(加功)이란 人(더할 가), 工(장인/만들다 공)으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인공적인 과정을 더하다' 정도의 의미를 갖습니다. 자연적인 적이 아닌 인위적인 방식입니다. 인공 잔디, 인공 눈물이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工(장인/만들다 공)이 활용되는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수공(手功), 공사를 실시한다고 하여 시공(施工), 공사를 마친다고 하여 준공(竣工)이라고 합니다. 


인공 식품은 우리의 입맛을 자극의 개미지옥으로 빠지게 합니다. 한 번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지면 다른 음식은 싱겁고 맛이 없게 느껴집니다. 그럼 더 자극적인 것에 손이 갈 수밖에 없죠. 영양과는 거리가 멀어지며 미각이 주는 자극에 길들여지는 식사로 빠지는 건 삽시간입니다.

회를 초장에 찍어 먹은 다음에는 더 적은 초장의 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더 많은 초장을 원하게 됩니다. 특히 소스가 주는 자극은 더욱 강렬한 것 같습니다.  



자연(自然)이란 自(스스로 자), 然(그러할 연)으로 이루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저절로 그러한 상태'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自(스스로 자)가 활용되는 단어는 무수히 많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을 자유(自由),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자동(自動), 자신의 능력을 믿는 마음을 자신감(自信感),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자문자답(自問自答)이라고 합니다.


PT를 등록하고 트레이너 선생님께 식단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자연 식품을 챙겨 먹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간식까지 모든 끼니를 촬영하여 식단을 인증했습니다. 큰맘 먹고 등록한 PT이니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을 갖고 마트에 갔습니다. 오이와 토마토, 닭가슴살로 채워진 냉장고에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다채롭지 않았습니다. 호기로운 마음과는 달리 조리가 다소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 자른 후 큰 그릇에 때려 넣어 숟가락으로 퍼먹었습니다. 우걱우걱



자연식품, 그것도 유기농 재료로 맛있게 만든 음식을 주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있더라도 큰 값을 지불해야겠죠.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제, 오늘 먹은 음식이 무엇인지부터 인식하는 게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건강한 식사를 꾸준히 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겠죠. 하지만 바쁘고 피곤한 나날의 연속에서 간편한 가공 식품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해야겠죠? 


여러분들은 가공 식품을 줄이고 자연 식품으로 몸과 마음을 채우는 식사를 하고 계신가요? 1인 가구로서 건강하게 챙겨 먹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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