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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샤 Nov 06. 2024

지금 읽고 있는 여러분 덕분입니다

<30일간의 글쓰기 여정> DAY 30 시작

DAY 30 시작_나의 시작을 믿어준 사람에 대해 써보세요.


<30일간의 글쓰기 여정> 마지막 주제 시작이다. DAY 1 추억부터 DAY 30 시작까지 쌓인 글을 보니 뿌듯하고 대견하다. 잘했다 민샤! 주제를 읽고 생생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당일 아침에 되어서야 주제를 확인했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거칠고 날것의 글이 나왔다. 글을 정돈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을 남겨 주시는 분들이 떠오른다.


이번 해도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다. 2024년 새해에 다짐한 결심은 안녕하신가요? 누구는 습관을 넘어 일상으로 정착시켰겠다. 반면 누구는 굳게 결심한 스스로가 민망할 정도로 다짐을 잊은 분도 계시겠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새해에 새로운 것을 다짐한 사람들 중 88%가 실패한다고 한다. 거의 90%가 새해 다짐 실패. 무시무시한 숫자다. 10%의 사람인가요, 90%의 사람인가요?


올해 처음 글을 쓰기로 시작했다. 작년 마음속 불을 지핀 한 선생님(밀알샘) 덕분에 '쓰면 뭐든 된다'는 메시지 위에 비로소 블로그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근무교의 한 선생님, 오글오글 동아리 선생님들 덕분에 브런치도 시작했다. 그렇게 결핍과 상처로 엮인 마음을 글로써 풀어갔다. 혼자 했으면 십중팔구 실패했을 것이다. 나는 90%의 확률을 피할 정도로 운수가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시작을 응원하는 분들 덕분이다.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가끔 무슨 댓글을 남겨야 할지 막막한 글도 있고, 아무 댓글도 없는 글에 첫 번째로 댓글을 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다.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듯, 깔끔하게 정돈된 글에 댓글을 싸지르는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하다. 또 유쾌하게 쓴 글에 진지한 댓글을 달거나, 무게감 있는 글에 가벼운 댓글을 다는 참사의 주인공이 될까 망설여지기도 한다. 글을 읽고 내 생각을 남기는 건, 용기가 필요하다.


댓글로, 줌 화면을 통해서, 얼굴을 맞대서 응원을 해주신다. 잘하고 있다고, 성장하고 있다고 독려해 주신다. 잔잔한 여운이 밀려온다. 정말 내 글이 읽을 만한가? 나조차 의심하는 나의 글쓰기를 응원해 주신다. 새해 결심한 사람들 88%가 실패한다고 했다. 십중팔구 실패하니깐 손을 놓고 있으라고? 전혀. 결심을 이어갈 있는 방법이 있다.


첫째는 결심을 지키기 위한 알림 설정.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강제적으로 목표를 상기시켜야 한다. 일상 속에 결심이 스며들 수 있게 알림을 맞추는 일이 먼저다. 


둘째는 혼자가 아닌 함께 목표를 공유한다. 여기서부터 뜨끔. 맞지. 우리는 글쓰기, 출간이라는 목표를 공유하며 글쓰기 시작했지. 혼자라면 분명 포기했을 일이다. 함께 글을 쓰고 낭독도 하고 목표를 공유했다. 공유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성장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네, 이런 글감으로 글을 쓰시네. 많이 배우고 닮아가려고 한다.


셋째, 새로운 결심을 습관으로 길들이기 위한 인정과 칭찬을 서로에게 건네주기. 여기서 이마를 탁! 내가 글쓰기를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지금까지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서로에게 인정과 칭찬을 건네주기.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빈말이라도) 인정과 칭찬을 건네주면 그게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준다. 희미해져 가는 의지를 끌어올려준다. 그렇게 다짐을 이어간다.



덕분에 넉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하루가 소중해졌다. 일상에서 글감을 찾는 일이 즐거워졌다. 히죽히죽 웃으며 어떻게 글로 쓸지 고민하는 시간이 재밌다. 누군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농담 반 진담 밤으로 '누워있기'라고 말했다. 이제는 작은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덕분에) 글을 조금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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