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Where You Are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새해를 앞두고 <고온> 팟캐스트 시즌 2를 준비하며, 나는 이 문장을 자주 떠올린다.
Start where you are
Use what you have
Do what you can
돌이켜보면 시즌 1의 키워드는 '성공'도, '성과'도 아닌 바로 '시작'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작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작은 늘 가장 어려운 선택이 된다. 특히 이미 무언가를 해본 사람에게는 더 그렇다.
생각이 길어질수록, 시간은 더 필요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은 줄어든다. 그리고 언젠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일들은 조용히 '꿈'이라는 이름으로 밀려난다.
미국 대학 시절, 처음 피트니스 센터를 찾은 기억이 난다. 모든 것이 낯설었고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시작은 결국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게 했고, 나아가 운동과 건강을 알리는 일을 하게 만들었다.
돌이켜 보면 당시 내게 있었던 것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과 '재미'였다.
시간이 흘러 팟캐스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한 것은 2017년 무렵이었다. 이미 한 번 '시작의 힘'을 경험했음에도, 실제로 시작하기까지는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왜 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시작하지 못했을까?
이유는 단순했다.
처음부터 내가 그리고 있던 이상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나는 당대 최고의 팟캐스터들과 나를 비교했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를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라고 판단했다.
운동과 유튜브를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경험한 뒤, 나는 나 스스로에게 더 높은 기준을 세웠다.
"이 정도 인지도가 있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그 기준은 나를 성장시키기보다 시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가 돼버렸다.
주제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운동은 명확했지만, 팟캐스트는 그렇지 않았다. 한때 나의 관심은 '성공'과 '자기 계발'에 있었다. 하지만 명상을 시작하고 팬더믹을 지나며, 그리고 설명되지 않은 통증과 건강의 위기를 겪으며 나의 관심은 서서히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육체 너머의 것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영역들.
하지만 그 시간은 동시에 나를 가장 작게 만들던 시간이기도 했다. 아무것도 만들고 있지 않고,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명상과 영성에 집중하던 시간은 분명 필요했지만,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자주 스스로를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 속에서, 나는 이전에는 마주할 수 없었던 질문들 앞에 서게 되었다.
그 세계는, 내가 그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들이 모여 있는 자리었다.
그 전환은 내가 여태껏 중요하고 믿어왔던 것들 ㅡ 성공, 인정, 유명세 ㅡ 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느껴본 적 없던 '진실'을 그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팟캐스트의 시작이 늦어진 것은 어쩌면 내가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시작할 타이밍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작이 늦어진 것이 실패가 아니라, '나만의 서사를 다시 써 내려가고 있던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내 삶을 구성하는 두 축 ㅡ 물질과 비물질 ㅡ 이 어떤 긴장을 이뤄 왔는지, 그 혼란을 통과한 지금에서야 나는 희미한 방향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모든 답을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작은 불빛을 따라 한 걸음 나아갈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나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수년간 미뤄왔던 팟캐스트를 준비가 끝난 뒤가 아니라, 용기가 생긴 순간에 시작했다.
시즌 1을 돌아보면 아쉬움도 많다.
질문이 서툴렀던 순간도,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한 대화도 많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21번의 인터뷰와 1번의 인터뷰는 같을 수 없다는 것.
마치 운동을 시작한 초기에 몸의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아 포기해 버리는 사람들처럼, 변화는 늘 우리가 인지하기 전에 먼저 시작된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완벽한 시작은 없지만, 시작한 순간부터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나는 더 잘 시작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계속 가려고 한다.
지금 돌이켜보면, 모든 시작에는 하나의 결정적인 하루가 있었다.
그리고 그날은, 분명히 달랐다.
GO ON — A Journey of Rising into Whol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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