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글쓰기
글이 잘 써지는 장소를 찾아서
나만의 글쓰기
예전에는 넓은 책상이 놓여 있고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에 앉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시간이 좋았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커피 내리는 소리, 음악이 흐르는 공간이 오히려 창의력을 자극해 줄 거라 생각했다. 어느 책에서 “집중력은 산속이 아니라 시장 한복판에서 길러야 한다”는 문장을 읽고, 그 말에 감명을 받아 실제로 붐비는 공간에서 글을 써보려 애썼다. 하지만 반복할수록 집중은 흐트러지고, 글을 쓰는 일이 점점 더 버겁게 느껴졌다. 지금은 가끔, 정말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만 카페에 간다.
그다음 내가 택한 장소는 내 방이다. 작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공간. 새로 책상을 들이고, 독서대도 놓고, 노트북을 켜 놓은 채 조용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이 공간이 어느새 글쓰기의 안식처가 되었다. 가능하다면 늘 이 방에서 쓰고 싶지만, 가끔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공기를 마시며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든다.
오늘은 처음으로 내가 일하는 학원에서 글을 쓰고 있다. 그러나 직장이 가진 특유의 긴장감 때문일까, 언제 아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글쓰기는 생각을 곱씹고, 문장을 되새기고, 때로는 지우고 다시 쓰는 시간의 연속인데, 지금 이 순간은 자꾸만 마음이 앞선다. 결국, 이 공간도 모두가 떠나고 난 뒤의 고요함 속에서야 비로소 나에게 맞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가끔은 아무런 계획도 없이 훌쩍 떠나, 자연 속에서 글을 쓰고 싶다. 산과 들, 바다와 하늘, 바람이 스치는 그 모든 길 위에서 잠시 멈추어 생각을 정리하고, 문장을 채워나가는 삶. 글쓰기란 결국 ‘멈춤’에서 시작되는 건 아닐까. 쉼이 있어야 진짜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사색을 즐기며 거리를 걷고, 낯선 골목을 거닐며 마주하는 나만의 풍경. 그 모든 장면이 글이 된다. 그래서 이번 여름이 조금 지나면, 조용한 바닷가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볼 생각이다. 노트북을 들고, 책 한 권과 함께. 바람이 부는 모래사장에 앉아, 그 순간의 나를 담은 글 한 편을 써 내려가고 싶다.
비트겐슈타인
“내가 쓰고자 하는 것은 나의 내면이 침묵하는 곳에서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