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부작용
요즘 가장 자주 드는 생각
인간관계 부작용
요즘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이다.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에게 다 잘해줄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 관계 속에서는 불필요한 말과 행동으로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들과 오래 지내오면서, 굳이 몰라도 될 일까지 알게 되고, 알면서도 참견하고 싶어지는 습관이 생긴 탓일지도 모른다. 남의 집 숟가락 개수까지 세듯 사소한 일에까지 신경을 쓰다 보면 어느새 경계가 흐려지고, 그 선을 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쪽이 불편하다.
특정한 누군가가 미워진 것도, 특별히 좋아진 것도 아니다. 다만 관계 속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늘 쉽지 않았다. 중립을 지키려 애써도,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어느새 불필요한 다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본래는 당사자들만의 문제였을 텐데, 그 틈에 끼어든 나는 곤란해지고, 때로는 당사자가 되어 상처를 받기도 한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은 자유로 가는 길이다.”
이 말은 단순히 거리를 두라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타인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생각하고,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대가 커질수록 실망도 깊어지고, 결국 스스로가 소모되는 것이다.
내 일이 아닌데도 남의 일처럼 달려들어 싸우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이 어떤 때는 의리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때는 무모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없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누군가가 싫어한다고 해서, 그 불편한 감정을 나에게 함부로 쏟아낼 이유는 없다.
또한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불편해도 만나고 이해하라”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던져진 말일뿐이다. 타인의 경험과 기준에서 나온 조언일 수는 있지만, 정작 관계 속에서 직접 감정을 겪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그렇기에 그런 말은 굳이 들을 필요도, 마음에 담아둘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모두가 나와 맞을 수는 없다. 다름은 당연한 일이고, 때로는 그 다름이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억지로 참아내며 만날 이유는 없다. 왜 내가 나를 깎아내리면서까지 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그런 감정을 삼켜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물어보아도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다.
돌아보면 나 역시 타인에 대한 불필요한 감정과 간섭으로 내 삶을 무겁게 만들 때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일들이었을 텐데, 순간의 감정에 매달려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 적이 적지 않았다. 결국 관계를 돌아본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을 멀리하거나 끊어내는 일이 아니라, 나의 시간을 어디에 쓰고 싶은지 선택하는 일이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타인의 삶을 존중하되 그 속에 함부로 끼어들지 않으려 한다. 나를 깎아내리면서까지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악의적으로 대할 이유도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나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인간관계의 방식일 것이다.
결국 인간관계는 타인을 향해 애쓰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먼저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타인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채워갈 때, 관계는 얽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 안에서 비로소 자유와 평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