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평범한 하루, 그러나 감사한 하루

오늘도 힘내자

by 민쌤

그저 평범한 하루, 그러나 감사한 하루
_오늘도 힘내자

오늘도 그저 평범한 하루였다. 특별한 일이 없었고,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한 성취도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을 펼쳤다. 늘 하던 대로의 하루였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문득 생각했다. 이렇게 아무 일 없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책을 읽는 시간이 요즘 따라 조금 무료하게 느껴졌다. 처음 독서를 시작했을 때의 설렘은 줄어들었고, 어떤 날은 책을 펼쳐도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예전처럼 문장 하나에 감탄하거나 밑줄을 긋던 순간들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책을 놓을 수는 없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책을 읽는 나 자신이 좋아서였다.

책은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버팀목이었다. 힘들 때마다 책을 펼쳤고, 외로울 때마다 활자 속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빌려 위로받았다. 처음에는 ‘지식을 쌓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은 단순한 공부의 도구가 아니라 ‘내 마음의 쉼터’가 되었다. 무료한 순간에도 책이 곁에 있다는 건, 세상과의 연결이 아직 끊기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가을이 되면 유난히 책이 더 좋아진다. 공기가 선선해지고, 낙엽이 떨어질 때쯤이면 마음도 차분해진다. 그래서일까,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 여름의 뜨거움이 지나고, 겨울의 고요함이 오기 전의 이 짧은 계절은 생각을 정리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나는 가을이면 늘 새로운 책을 고른다. 삶을 정리하듯, 책장을 넘기며 나 자신을 다시 정돈한다.

독서는 인생의 속도를 늦추게 한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도,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다. 페이지를 넘기는 손끝에서 묘한 평화가 느껴지고, 활자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고요함이 나를 다독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무료함 속에서도, 지루함 속에서도, 여전히 책을 붙잡는다.

책은 우리에게 거창한 가르침을 주기보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아무 일 없는 하루가 사실은 가장 큰 선물임을, 누군가의 문장을 통해 깨닫게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이 평범함이야말로 감사할 일이다.”

독서는 결국 삶을 배우는 또 다른 방식이다. 책 속의 한 문장은 내 생각을 바꾸고, 내 생각은 다시 내 삶을 바꾼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무료하지만 감사한 하루, 그리고 그 속에서 다시 책을 펼치는 나. 그 순간이야말로 내가 가장 살아 있음을 느끼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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