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내려놓는 연습
다독보다 깊이 있는 책 읽기
_조금씩 내려놓는 연습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얼마나 많이 읽는가’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지식과 정보는 쉼 없이 흘러넘친다. SNS에서는 매일 수십 권을 읽어내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여기저기서는 다양한 독서법과 모임들이 쏟아진다. 그 속도를 따라가려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의 목적을 잃고 ‘읽는 행위’ 그 자체가 과제가 되어버린다.
나 역시 그랬다. 조금 더 잘 읽고 싶어서, 자극을 받고 싶어서 여러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발표를 따라가고, 그들만의 페이스에 맞춰 생각을 공유하는 일은 점점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언어와 방식 속에서 힘겹게 발맞추던 어느 날,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 많은 독서 과정 속에 정작 ‘나’는 없었다는 사실을.
나는 책을 읽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다시 삶에 비추며 나를 다독이는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책은 나에게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삶을 돌아보는 창이자 쉼터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책은 ‘진도’와 ‘완독’의 기준으로만 재단되었고, 나는 책 한 권을 온전히 읽어낼 여유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멈추기로 했다.
그리고 내려놓기로 했다.
완독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읽다가 멈추면 멈춘 대로, 한 문장만 마음에 남아도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주었다. 읽고 싶은 만큼만 읽고, 그만큼만 생각하고, 그것들 속에서 나를 천천히 단단하게 만드는 연습을 했다. 그러자 마음이 놀라울 만큼 가벼워졌다.
나는 다시 책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속도 대신 방향을 선택했고, 양보다 깊이를 우선했고, 다른 사람의 리듬이 아니라 나만의 리듬으로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깊게 읽을수록 내 삶을 바꾼다는 것을 나는 다시 배웠다.
“독서는 많은 것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한 줄이라도 깊이 새기는 일이다.”
_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