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접어들며 하루의 밀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해야 할 일들은 겹겹이 쌓였고,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은 점점 길어졌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학원 업무도 자연스럽게 바빠졌다. 평소보다 늘어난 수업 시간, 여러 개의 독서모임과 글쓰기 모임, 운동과 사람들과의 만남까지. 하루는 여전히 24시간이었지만, 그 안에 담아야 할 일들은 이미 그 한계를 넘어선 듯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어떤 날은 숨이 가쁘고, 어떤 날은 ‘오늘만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고개를 들었다. 힘들고 지칠 때는 술 한잔 마시며, 잠들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추지 않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고, 매일 책을 읽었으며, 필사를 이어갔다. 아주 대단한 성과를 위해서도 아니었고, 분명한 결말이 보장된 루틴도 아니었다. 그저 오늘의 나를 내일의 나에게 넘겨주기 위해, 조용히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이 루틴이 어느덧 1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도 놀라운 일이다.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다. 무엇을 이루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작하고 나니 멈추고 싶지 않았다. 하루를 건너뛰면 나 자신을 놓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다시 펜을 들고 책을 펼치는 일이 나를 나답게 붙잡아 주었다.
그래서 이번 달도, 어김없이 꾸준히 살아낸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게으르다고 스스로를 규정해 왔던 내가, 이렇게까지 해내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낯설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지금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단하지 않아 보여도, 흔들리면서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와 루틴을 지켜낸 나 자신을 인정하고 싶다.
앞으로도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 요란하게 앞서 나가지 않아도 좋고, 남들보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언젠가 인생을 돌아봤을 때, “그 시절의 나는 정말 열심히, 묵묵하게 잘 살아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한결같은 삶을 살아내고 싶다. 오늘의 이 작고 성실한 반복들이, 그 문장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 믿으면서.
“위대한 변화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매일 반복한 사소한 선택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