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내려놓는 연습

말의 온도를 잘 지키는 나로 살아내자

by 민쌤


나를 내려놓는 연습

_말의 온도를 잘 지키는 나로 살아내자


누군가가 나에게 함부로 대한다고 느껴질 때, 나는 나도 모르게 가시를 세운 말들을 내뱉곤 했다. 그 말들은 즉각적이었고, 날카로웠으며, 상대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그 순간만큼은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먼저 찌르는 것, 그게 나의 방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늘 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말이 끝난 자리에 남는 것은 통쾌함이 아니라 후회였다. 상대가 받은 상처보다, 결국 더 오래 나를 괴롭히는 건 내가 뱉은 말들이었다. 그 가시들은 상대에게만 꽂힌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나에게도 되돌아와 박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단점을 콕 집어 말하는 나의 태도는 강함이 아니라 두려움에 가까웠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더 다치기 전에 미리 벽을 세운 것이었다. 상대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일 자신이 없어서, 그 사람을 평가하고 규정함으로써 거리를 벌렸다.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방어막이었고, 소통이 아니라 회피였다.


문제는 그 방법이 결코 답이 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날카로운 말은 관계를 지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를 단절시키고, 나 자신을 고립시킨다. 상처받지 않으려 선택한 말들이 결국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인정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나는 비로소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생각한다. 서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를 바꾸려 애쓰는 것보다, 내가 먼저 고치는 것이 맞겠다고. 말의 방향을 바꾸는 것, 반응의 속도를 늦추는 것, 그리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삼키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침묵이 늘 옳은 것은 아니지만, 모든 진실이 즉시 말해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의 반성은 나를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가시를 세우지 않아도 나를 지킬 수 있다는 믿음, 날카롭지 않아도 충분히 강할 수 있다는 확신을 배우는 중이다. 방어 대신 이해를, 공격 대신 거리 조절을 선택하는 법을 조금씩 익혀가고 있다.


“말은 마음의 그림자다.”라고 했다.
내가 내뱉는 말이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먼저 묻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서다.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애쓰는 태도, 그 자체가 이미 성숙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날카로웠던 말들 대신, 조금 느리지만 따뜻한 언어가 자라나길.

그 변화의 시작은 언제나, 나 자신을 이해하려는 이 조용한 결심에서부터 시작된다.

말의 온도를 잘 지켜내는 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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