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남았다면, 나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by 민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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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남았다면, 나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오늘부터 딱 1년의 시간만 내게 남아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게 될까. 생각보다 마음이 복잡해진다. 당장 삶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도 머릿속이 빠르게 정리되기 시작한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붙잡아야 할 것과 내려놓아야 할 것. 그 경계가 또렷해진다.


나는 그 1년 안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 내 이름으로 된 종이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드는 일. 어쩌면 그 시간은 1년보다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건강도 챙길 것이다. 더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잘 살기 위해서.


최근 나는 관계를 정리하며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이미 끝나가고 있는 관계를 붙잡고, 이미 멀어진 마음을 애써 이해하려 하면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 질문 하나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내 삶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면, 나는 이 관계에 이렇게까지 마음을 쓰고 있을까?”


대답은 생각보다 명확했다. 남은 시간이 짧다면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을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 순간, 지워야 할 것들이 한 번에 보였다.


우리는 종종 이미 끝난 것들을 붙잡고 산다. 시간이 아까워서, 마음을 많이 썼기 때문에, 혹은 그 시절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하지만 그 모든 이유가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한다면 그건 이미 놓아야 할 이유가 된 것이 아닐까.


“버릴 줄 아는 용기는 선택할 줄 아는 지혜다.”


나는 이제야 그 말을 조금 이해하게 된다.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더 아팠고, 마음을 주었기에 더 오래 붙잡고 있었지만 그 시간마저 결국은 흘러간다. 그리고 언젠가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제 나는 안다. 정리한다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되찾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오늘의 질문을 떠올릴 것이다.


“이 일이, 이 감정이 내 인생 마지막 1년에도 중요한가?”


그 질문 앞에서 남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내려놓을 것이다.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결국 우리가 어떤 삶을 사는지를 결정한다.”
– 애니 딜라드


남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삶은 더 선명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연습한다. 반성하는 연습, 이해하는 연습, 그리고 버리는 연습. 그렇게 조금 더 가볍게, 조금 더 단단하게 나의 1년을 살아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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