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게 살아도 되는 날

by 민쌤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되는 날


좋은 날은 특별한 이유 없이 찾아온다. 하늘이 유난히 맑아서도, 바람이 유독 부드러워서도 아니다. 그저 어느 순간, 내 마음이 그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오늘날이 참 좋다”라고 말하게 된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은 아침이었다.


커튼 사이로 스며든 빛이 방 안을 천천히 밝히고, 그 빛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런 날에는 괜히 복잡한 생각을 덜어내고 싶어진다.


해야 할 일, 신경 써야 할 관계,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불안까지도 잠시 내려놓고 싶어진다. 우리는 참 많은 계산 속에서 살아간다. 이 선택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지, 이 관계가 나에게 손해가 아닌지, 이 길이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는 길인지. 그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비교하며 결국은 나의 마음보다 타인의 기준에 더 귀 기울이며 살아간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애써야 하는 삶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햇살 좋은 날에는 답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것, 지금의 나로도 이미 괜찮다는 것. 누군가는 더 빠르게 가고, 누군가는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누군가는 더 멋지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삶이 나의 삶이 될 필요는 없다.


나는 나의 속도로, 나는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면 된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대단한 목표를 이루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하루를 살아내는 것,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 내 마음이 괜찮다고 말해주는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삶을 정답처럼 풀어야 하는 문제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이미 살아가고 있고, 그 자체로 충분히 잘하고 있다. 가끔은 이렇게 단순하게 살아도 괜찮다. 좋은 날에는 그냥 좋은 날이라고 말하고, 기분이 좋으면 그 기분을 그대로 느끼고, 아무 이유 없이 웃어도 되는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것이 어쩌면 가장 나다운 삶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그렇게 살아보려 한다.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고, 어렵게 비교하지 않고, 그냥 나로서 살아가는 하루. 햇살이 따뜻한 오늘 같은 날에는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라. 태양과 달은 서로 비교하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시간에 빛날 뿐이다.”

_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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