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라.”

by 민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힘을 빼라.”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힘을 빼라는 말이 어쩌면 노력하지 말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를 돌아보는 순간들이 쌓이면서 이 말이 결코 ‘포기’나 ‘무기력’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효리도, 송혜교도, 김연경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한 문장은 놀랍도록 단순하다.


“힘을 빼자.”


어쩌면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힘을 주고 살아가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요즘 그 말의 의미를 자주 생각한다. 무언가를 더 잘 해내고 싶고, 누군가에게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더 세게 몰아붙인다. 그럴수록 마음은 점점 단단해지고, 생각은 점점 좁아지며, 결국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흔들리게 된다. 이상하게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수록 나는 더 불안해지고, 더 쉽게 무너진다.


어쩌면 문제는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무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힘을 뺀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힘을 뺀다는 것은 나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 것이다. 힘을 뺀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 나를 맡기지 않는 것이다. 힘을 뺀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누구나 잘하고 싶고, 누구나 예쁘고 싶고, 누구나 좋은 말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을. 하지만 삶은 늘 그 기대를 채워주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시선과 말들이 우리를 흔들어 놓을 때가 더 많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더 힘을 줄 것인지, 아니면 조금 힘을 뺄 것인지.


힘을 준다는 것은 끝없이 나를 증명하려는 삶이고, 힘을 뺀다는 것은 이미 충분한 나로 살아가는 삶이다. 나는 이제 조금씩 연습해 보려고 한다. 누군가의 시선이 나를 흔들 때 조금 덜 신경 쓰는 연습.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올라올 때 조금 덜 애쓰는 연습.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 조금 더 나를 너그럽게 바라보는 연습.


아마도 이 연습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연습이 쌓일수록 나는 점점 가벼워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힘을 뺀다는 것은 내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더 오래, 더 단단하게 이어가기 위한 방법이다.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조금 덜 힘주고,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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