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댄스가 내 삶에 준 것

by 민쌤

라인댄스가 내 삶에 준 것



라인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그저 새로운 취미 하나쯤이라고 생각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몸을 움직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취미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라인댄스는 단순한 취미 이상의 것이었다. 그것은 내 삶의 리듬을 조금씩 바꾸어 놓은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익숙하지 않은 음악, 복잡하게 이어지는 스텝,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방향들. 머릿속으로는 이해한 것 같지만 막상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았다. 몇 번을 반복해도 동작이 어긋나고, 리듬이 흐트러지고, 방향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머릿속에서 음악과 스텝이 계속 맴돌았다. ‘이렇게 하는 게 맞았나?’ ‘아까 그 동작은 왜 또 틀렸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걸어가는 날들이 많았다. 그럴 때면 가끔 이런 생각도 스쳤다.

‘내가 굳이 이걸 해야 할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질문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다음 수업이 되면 또다시 음악이 흐르고, 나는 다시 스텝을 밟고 있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를 괴롭히는 것처럼 느껴졌던 그 시간들이 사실은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연습하고, 한 번 더 반복하고, 몸이 기억할 때까지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의 기쁨은 생각보다 컸다. 거창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작은 성취가 마음속에서 조용히 빛났다.

라인댄스는 나에게 포기하지 않는 연습을 가르쳐 주었다. 삶에서도 비슷한 순간들이 많다. 처음부터 잘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어떤 일은 시간이 필요하고, 어떤 일은 반복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라인댄스를 배우며 나는 그 사실을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한 번에 되지 않는 동작도 계속 연습하면 결국은 몸이 기억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하나의 스텝을 넘어설 때마다 작은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을.

또 하나, 라인댄스는 나에게 즐거움을 잊지 않는 삶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책임도 많아진다. 일과 사람 사이에서 마음이 지칠 때도 많다. 그런 순간들 속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라인댄스를 하며 나는 다시 웃는 시간을 배웠다. 누군가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스텝을 밟는 그 순간에는 묘한 연대감이 생긴다. 서로의 동작이 조금씩 어긋나기도 하고, 실수에 함께 웃기도 하면서 그 시간은 점점 따뜻한 기억이 되어 간다. 그렇게 춤을 추는 동안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잠시 멀어진다. 그저 음악에 몸을 맡기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잠시 멈추는 시간 덕분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라인댄스는 나에게 “나는 아직도 배우는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배우는 속도도 느려진다. 때로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는 순간마다 삶은 다시 살아 움직인다. 새로운 동작 하나를 익히는 순간, 새로운 음악을 듣는 순간, 나는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배우며 살고 싶다.

어떤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며, 때로는 음악에 맞춰 춤추듯 살아가고 싶다. 라인댄스가 내 삶에 준 것은 화려한 기술이나 자격증만이 아니다.

그것은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과, 조금 더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선물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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