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게으름이 만들어낸 끈기의 이야기
_게으름이 만들어낸 끈기의 이야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한 가지쯤은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그것이 때로는 콤플렉스가 되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나에게 그 결핍을 하나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게으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늘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미루고, 조금 더 쉬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앞섰다. 머릿속에서는 분명 “지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조금 있다가 해도 괜찮아”라는 또 다른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늘 ‘해야 하는 나’와 ‘미루고 싶은 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듯 흘러갔다.
그 싸움은 생각보다 치열했다. 단순히 한 번의 결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 자신을 설득하고, 다짐하고, 다시 무너졌다가 또 일어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이 ‘게으름’이라는 감정과 정면으로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귀찮아도 해야 한다.”
“지금 하지 않으면 결국 더 힘들어진다.”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
이 문장들은 어느새 나를 붙잡아주는 기준이 되었다. 마음속에서 나쁜 마음이 고개를 들 때마다, 나는 그 위에 더 단단한 생각을 덮어 씌웠다. 게으르고 싶은 마음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 마음에 끌려가지 않는 연습은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몇 번을 다짐해도 다시 무너지고, 또다시 후회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연습을 계속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주 작은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미뤘을 일을 끝까지 해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기 싫은 순간에도 조금만 더 버티는 힘이 생겼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를 다잡는 시간이 점점 짧아졌고, 결국에는 ‘해야 할 일은 해내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가장 싫어했던 ‘게으름’이라는 결핍이, 결국 나에게 ‘끈기’라는 선물을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처음부터 부지런한 사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나 자신을 이겨내는 연습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힘, 마음을 붙잡는 힘, 끝까지 해내는 힘은 어쩌면 이 결핍 덕분에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게으름을 단순히 없애야 할 단점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것은 여전히 나를 흔들지만, 동시에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다. 나는 그 결핍을 통해 나를 이해했고, 나를 다루는 방법을 배웠으며, 결국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킬 수 있었다.
결핍은 때로 우리를 무너뜨리는 이유가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를 가장 단단하게 만드는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 결핍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루느냐일 것이다.
나는 여전히 게으른 마음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마음을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더 나은 나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우리가 반복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_ 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