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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Jan 12. 2023

존중하며 버티는 마음 '알고 십대'

웰시, <내 마음은 존-버중입니다>, 풀빛, 2022



버티는 것만으로도 잘하는 거래요!



'존-버'라는 단어가 생소하다. 궁금하다. 그래서 읽어봤다. '존-버'는 자존감, 관계, 감정에 휘둘리는 십 대들을 위해 시 작가가 쓴 책 <내 마음은 존-버중입니다>라는 책에서 '존중하며 버티는' 중이라는 미의 약자다. 이 책을 쓴 시는 마음을 그리는 그림 에세이 작가다. 20대 초중폭풍 진로 방황 끝에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으로 상담대학원에 진학했고, 청소년들을 만나는 학교 상담사로 일했다. 네이버 베스트 도전 만화 <웰시네 부부 에세이>를 취미로 연재하던 중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삼십 대를 위한 심리 그림 에세이 <오늘은 내 마음이 먼저입니다>와 십 대를 위한 마음 치유서 <토닥토닥 마음톡>을 출간했다.



<내 마음은 존-버중입니다>는 '지금'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자신의 심리 상태를 잘 알아차리고 들쭉날쭉한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 책이다. 내 마음부터 존중하며 버티는 연습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고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십 대들의 심리학이다. 세부내용으로 내 모습, 감정, 친구, 가족, 오늘 하루,  다섯 가지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실제로 '나를 사랑하는 법', '생각 노트 쓰기', '감정 쓰레기 대처법' 등 당장 따라 해 볼만한 예시를 든다. 심리학적인 이론과 배경지식이 담긴 마음 처방전을 통해 존-버(존중하며 버티는) 중인 십 대의 마음을 응원한다.



연예인들 못지않게 남의 시선에 예민한 사람들이 있어. 바로 십 대들이야. 그 나이 때는 사람들이 모두 나만 주시해서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심리를 가지기가 쉬워. 이것을 '상상 속 관중'이라고 불러. 마치 다른 사람은 관중이고, 자신은 주인공이 되어 무대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 나도 중학교 때 사람들 속에 있을 때면 '나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긴장하곤 했었어. '얼굴에 철판 깔고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게 잘 안 될 때면 남들 앞에서 작아지는 내가 싫어지기도 했었어.(p.87)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해서 힘들  때가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낯선 자리나 낯선 사람 앞에서는 긴장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가장 큰 경우는 혹시라도 실수해서 미움을 받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심리를 '상상 속 관중'이라는 심리 용어로 머릿속에 그려준다. 타인의 시선을 유독 많이 의식하는 사람들은 '타인 민감성'이라는 기질이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고  타인을 잘 배려해 주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외로 남의 삶에 관심이 없는데 나 혼자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면 '자의식 과잉'이라고 한다. 내 감정들과 연결 짓는 내용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십 대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심리서 <내 마음은 존-버중입니다>는 도서출판 풀빛의 새로운 청소년 시리즈 <알고 십대>의 첫 번째 책이다. 상담사인 저자가 실제 현장에서 청소년을 상담한 내용을 곁들여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실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듯 써 내려간 문체에서 친근감이 느껴진다. 어려운 심리 용어를 십 대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것도 장점이다. 또한 그림에세이 작가의 장점을 살려 재미있고 현장감 있는 삽화를 넣어 가독성을 높였다. 가볍고 쉽게 읽히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의미를 곱씹어보게 하는 깊이가 있다. 자기감정에 휘둘리며 우울하고 불안해하는 청소년들과 십 대의 자녀를 둔 부모님 그리고 아이들을 상담하는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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