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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Jan 14. 2023

난민도 평범한 사람입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우리는 난민입니다>, 문학동네, 2020



2009년, 우리 가족을 비롯해 파키스탄 스와트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던 사람들이 집을 떠나야 했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곳은 안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나? 그때 나는 열한 살이었고, 그렇게 난민이 되었다.(p.10)



난민은 누구일까? 전쟁이나 이념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쟁과 테러 위험을 피해 다른 나라나 다른 지방으로 옮겨가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난민 문제는 2018년 제주 예맨 난민 입국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가시화되었고,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폭력의 한복판에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난민들의 수는 2018년 기준 7천만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 난민 생활을 경험했던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난민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우리는 난민입니다> 책을 썼다. '난민'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배척했던 마음을 해제시키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1997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인 스와트밸리에서 자랐다. 열한 살 때 BBC 우르두어판에 탈레반 치하의 생활에 대해 익명으로 글을 올리며 여성 운동을 시작했다. 2012년 탈레반의 공격 대상이 되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총을 맞았다. 기적적으로 살아나 영국에 정착한 후 교육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용기와 지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청소년평화상을, 2014년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2020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말랄라 펀드를 통해 모든 이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교육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2008년 말 무렵, 탈레반은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모든 여학교는 2009년 1월 15일까지 문을 닫아야 하며, 문을 닫지 않으면 공격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아버지도 그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로서는 학생들을, 그리고 자신의 딸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그즈음 나는 영국 BBC 방송의 우르두어 사이트에 글을 쓰고 있었다. 이 블로그를 통해 훗날 우리의 이야기와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이 공격당하고 있는 현실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p.22)



이 책은 1부 '말랄라, 나는 난민이다'와 2부 '우리는 난민이다'구성했다. 1부에서 말랄라는 탈레반의 공격으로 가족이 부서진 고향을 떠나 국내난민이 된 실제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영국 BBC 방송에 글을 쓰는 것으로 세상에 알리며 탈레반의 표적이 된다. 2부에서는 말랄라가 만난 아홉 명의 여성 난민들이 각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목숨을 걸고 탈출했던 과정과 정착 이후 갖는 삶의 고민, 난민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 등 솔직한 경험과 심정을 전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생사의 고비를 넘어 이주, 정착해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인권 보호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걸 삶으로 증명한다. 교육은 굶주림과 가난에서 벗어나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수단인 것이다.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자신이 만났던, 그리고 만나지 못했던 모든 난민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언어, 문화, 존재 방식 등 모든 것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하는 난민의 삶을 전 세계에 알리며, 아동과 청소년의 억압과 투쟁에 맞서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말랄라 재단을 통해 파키스탄 여성교육에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한 사람의 용기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준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넓고 깊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올바른 세계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여성 청소년 난민의 평범한 삶을 향한 꿈과 용기, 희망을 읽으며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책으로, 가치관을 정립해 가는 십 대의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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